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542호 소복히 눈 내리는 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3-05 18:14
조회수: 158
 
  3일까지 연휴라서 서울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나는 어딜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고, 가고 싶은 곳도 없고, 오로지 당신 생각만 하면서 당신이 그려 달라는 ‘초원(草原)의 새’ 두 마리를 그렸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말한 ‘동행(同行)’이라는 시를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파란 수초 밭에 앉아 있는 두 마리 하얀 새, 실로 세월을 한동안 동행하고 있는 거지요.
  언젠가 어느 여행 길에서 보았던 넓고 넓은 파란 수초 밭, 그 파란 수초 밭에 내려앉은 두 마리 하얀 새,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그 한여름의 인상을 이렇게 화폭에(20호) 옮겨 본 겁니다.
  옮겨 보면서 다음과 같은 <동행>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동행의 핵심만 잡아서.
  
  
  동행(同行)
  
  서로 먼 다른 곳에서 와서
  서로 먼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하얀 새 두 마리.
  
  지금 낯선 이 이승의 초원에서
  고요한 사랑으로, 한 세월을
  서로의 따뜻한 동행을 한다.
  
  
  실로 인생은 서로 우연히 만나서 우연히 사라져 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해후(邂逅)라고 말하지요.
  인간은 영원(永遠)한 동행(同行)을 꿈꾸지만, 인간의 생면은 유한한 것이며, 인간의 세월이 항상 변화무상(變化無常)한 것이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사람은 항상 이별을 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타인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의지하는 그 강한 인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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