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001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3-07-24 17:25
조회수: 313
 

파 리


향수와 연초 냄새 짙은 유럽 하늘 아래서
노트르담은 나이를 먹고
세느는 사랑을 적시며 늙을 줄을 모른다

지지리 못생겼으나 목석이 아니어서 슬펐던
쓸쓸한 나의 벗은
지금 종소리 속에 간 곳이 없고
사랑은 남아서 노래를 기른다

애인은 바뀌어도 세느는 그저 흐르는 것
시간을 여행하는 나의 마음아
세느에 비쳐서 내가 흐른다

에트랑제—란 인간을 말하는 것
온 곳도 모르고 갈 곳도 모르는
나는 순수한 코리언
멀어서 마냥 슬픈 사람
손이 비어서 마냥 허전한 나그네

향수와 연초 냄새 짙은 유럽 하늘 아래서
노트르담은 나이를 먹고
나는 인간 나그네
세느는 사랑을 적시며 늙을 줄을 모른다.


詩想노트

나는 1959년 7월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던 국제 P.E.N. 연차대회에 참석을 하고, 구라파 여러 나라를 처음으로 구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프랑스 파리를 구경했습니다. 첫째 인상이 남자들의 파이프 냄새였습니다. 그리고 여자들의 향수(香水) 냄새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아폴리레르의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는 흐르고」라는 시구절이 머리에 떠올라 왔습니다.
그 흐름에다가 나의 끝없는 인생의 여수같은 것을 담아 본 것이 이러한 시로 되어 버렸습니다.
나의 시에선 다른 시인들의 냄새가 나지 않도록 노력을 해왔습니다만, 이 시에선 그 아폴리레르의 「미라보 다리 아래...」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그 땐 좋기도 하고, 나쁘게도 느꼈었습니다.
그림도 많이 그려 와서, 돌아오자 마자 당시 편집국장으로 있었던 송지영宋志英선생의 청탁으로 근 한달 동안 조선일보에 스케치와 시를 연재했었습니다.
이 그림(스케치)과 시들은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이라는 시집 이름으로 출판사 성문각(成文閣)에서 출판이 되었습니다.
나의 제 8시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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