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80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6-11 17:20
조회수: 96
 
41 밤의 이야기ㆍ1

지금 너의 눈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네, 죽음을 보고 있습니다
지금, 너의 눈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네, 죽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너의 눈은 무엇을 찾고 있는가?
  네, 죽음을 찾고 있습니다.
지금 너의 눈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가?
  네, 죽음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제 너의 눈은 무엇을 보았는가?
  네,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어제 너의 눈은 무엇을 보았는가?
  네, 눈물을 보았습니다
어제 너의 눈은 무엇을 보았는가?
  네, 슬픈 나라를 보았습니다
어제 너의 눈은 무엇을 보았는가?
  네, 당신을 보았습니다
지금 너의 눈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네, 마지막 그 눈을 보고 있습니다
                                  
                                시집 『밤의 이야기』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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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라파 여행에서 돌아와서, 당시 조선일보(朝鮮日報) 편집국장으로 있었던 송지영(宋志英) 선생의 청탁에 의해서 나는 ‘그림과 시 구라파 기행’이라는 작품을 거의 매일 조선일보에 연재를 했습니다.
  이것을 출판사 성문각(成文閣, 이성우 사장)에서 출판하자고 해서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이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묶었습니다. 나의 제8시집이 됩니다(그림과 시가 있는 시집). 좀 분량이 부족해서 그 시집 뒤에 「밤의 이야기」 5편을 첨가했습니다
  그 첨가한 5편의 시가 제7회 아세아자유문학상(亞細亞自由文學賞, 1959년도)의 영광을 나에게 안겨 주었습니다. 실로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이 아세아자유문학상은 그 당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아세아 재단에서 한국 문인들을 위해서 설정한 가장 큰 상이었습니다. 이 상을 타기 위해서 별별 추문이 문인들간에 들려오곤 했습니다만, 참으로 문단 밖에서 빙빙 큰 소외감으로 명동 생활을 하고 있었던 나에겐 큰 놀라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1959년경부터 나는 나의 내면세계의 어둠을 「밤의 이야기」로 해서 일기처럼 연시(連詩)를 쓰고 있었습니다.
  실로 나는 ‘밤’을 살아온 것입니다. 국민학교 시절, 중학교 시절, 동경 유학 시절, 줄곧 전쟁, 전쟁, 전쟁으로 이어진 시대적인 역사의 밤이었습니다. 그리고 6ㆍ25 동란 이후에도 끊임없는 시대적인 혼란 속에서. 그리고 내 개인의 생활에 있어서 8ㆍ15 해방 이후 줄곧 이어지던 꿈의 좌절(挫折), 결혼 생활에 있어서의 갈등, 사회에 대한 비관, 염세적인 우울 등 개인의 숙명적인 밤.
  이러한 나의 시대적인 ‘역사(歷史)의 밤’과 개인의 '숙명(宿命)의 밤’이 합친 그 밤의 이야기를 써 내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 속에 들어 있는 「밤의 이야기」 5편 이후, 줄곧 써내려 오던 「밤의 이야기」 48편은 당시의 가장 명성이 높았던 정음사에서 최영해(崔暎海) 사장의 요청에 의해서 출판을 한 겁니다(196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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