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538호 인생은 자기 감정만으로 살 수 없는 것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3-05 18:12
조회수: 876
 
  1993년 12월 11일, 버펄로(Buffalo)에 있는 원(援)과 양(梁)박사 내외가 아내의 병문안을 위해 내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성묘(省墓)차 난실리에 내려갔습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편운재에서의 긴 하루였습니다. 모두가 다 얼어붙어 있는 쓸쓸한 풍경이었습니다.
  편운회관을 관람시켰습니다. 좋아들했습니다. 한평생을 성격적으로 아내와 충돌하는 바람에 한번도 평안하게 가정 생활을 못 하면서도 자기 일 꾸준히 다 해 온 아버지의 한 생애를 이해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아내는 아내대로 열심히 살아와서 한 집안을 일으켜 세웠으니, 아내도 아내대로 한평생을 열심히 살아온 것이 됩니다. 서로 수시로 다투면서도 서로의 인생을, 서로 열심히 살아온 결과, 오늘날 같은 한 가족들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원(援)을 볼 때마다 가난했던 아버지 시대가 부끄러웠습니다. 원은 지금 마취와 또 다른 전문의의 시험에 합격을 했다니, 그러한 기쁨이 없습니다. 또 다른 하나의 면허는 미국에서도 제1회 전문의(專門醫) 의사면허라니 참으로 감사하기 짝이 없는 경사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옛날 내가 집을 아주 나와버렸다면 지금쯤 나의 아이들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역시 인생은 자기 감정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며, 또 그렇게 자기 감정대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참 그때, 그 위기를 현명하게 넘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점심은 송전 호수가에 있는 장수집에서 붕어찜과 매운탕, 이것도 고향 맛으로 기념이 되라고.
  아, 세월이 빠르고 이젠 나도 완전히 늙었다는 생각에,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보고 다시 보곤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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