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94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7-15 17:19
조회수: 481
 
155. 1996년 3월 28일 수필집 『너를 살며 나를 살며(고려원)』가 나왔다. 이렇게 수필집만 해도 스물여섯권이 나왔다. 이것은 순전히 원고료 때문에 쓴 글이다.
  이번에 나온 『너를 살며 나를 살며』도 작년, 그러니까 1995년 동안 쓴 작품들인데, 그때그때 청탁이 들어와서 용돈을 벌기위해서 써 모은 것들이다. 주로 제약회사 사보, 아니면 큰 기업체 사보에서 청탁받아 쓴 글들이 대부분이다. 한 꼭지에 십오륙 매, 매당 만원 원고료, 이렇게 해서 쓴 것들이 제법 모여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것이 글을 써서 들어오는 돈이다.
  시의 원고료는 거의 없다. 오십여 년 간 시로 생활하고 시를 써서 이렇게 원로 시인이라는 자리에 와 있지만, 시의 원고료는 새 발의 피다. 호텔에서 우동 한 그릇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시의 원고료다. 이것이 ‘문학의 해’를 맞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앞으로 더욱 시는 독자를 잃어 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시는 실로 돈이 될 수 없는 영혼의 희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수필집도 하도 바빠서 내가 직접 교정을 보지 않았더니 오식(誤植)이 많이 눈에 띄어 기분이 언짢다. 특히 한자의 오식이 많아서 우리 후배들의 한자 교육이 생각났다. 한자를 모르는 우리 후세들,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자 교육을 일본만큼은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한글과 컴퓨터로 이어지는 젊은 연대들. 이러다가는 언젠가 우리 전통 문화가 완전히 말살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책이 새로 나오는 것은 좋으나, 이젠 무섭다. 오식이 많아서 내가 무식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자에 있어서, 옛 친구들의 이름에 있어서.
(『외로우며 사랑하며』, 30~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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