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91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3-06-19 15:59
조회수: 308
 

청춘에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누구보다 땀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피 많이 간직한 생명
누구보다 눈물 많이 간직한 생명

청춘은 푸른 바다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산이라 하더라
청춘은 푸른 하늘이라 하더라

해는 항시 가슴에서 솟아오르고
즐거운 젊은 날
흘러내리는 날 날이 우릴 키운다

청춘에 네 기를 세워라
청춘에 네 그 기를 지켜라
기 아래 네 그 청춘을 엮어라.



詩想노트

6ㆍ25동란 시대, 임시수도 부산에서 서울로 수복해서 몇 해 지나 출판사 정음사에서 󰡔젊은 학도에게 주노라󰡕라는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정음사 사장은 최영해(崔映海)씨였습니다.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崔鉉培) 선생님의 장남이셨습니다.
교육자이며, 애국자인 가정이었기 때문에 청년 학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책자들을 정음사에서 많이 출판을 했었습니다.
지금은 신흥 출판사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그 땐 정음사와 을유문화사가 우리나라 출판계의 대표 출판사였습니다.
나는 이 정음사의 최사장 덕분에 정음사에서 많은 책들을 출판했습니다.
이 책 󰡔젊은 학도들에게 주노라󰡕라는 책은 전국에 있는 우리 중ㆍ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글을 모은 겁니다.
중ㆍ고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이 젊은 학도들에게 주는 좋은 교훈이나, 자기 경험담이나, 아무튼 교육적인 내용이 되는 글들을 모은 책입니다.
이 책의 서시를 쓰라고 최사장이 청탁을 해왔습니다.
나도 교육계에 몸 담고 있는 터이라 내가 생각하고 있는 나의 인생관을 그 내용으로 이러한 「청춘에 기旗를 세워라」라는 시를 썼던 겁니다.
기는 기旗도 되고 기氣도 되는 것이지만 내가 내용으로 하고 있는 기는 여기서 기旗를 말하고 있는 겁니다.
요는 남의 기 아래서 인생을 살지 말고 자기 기 아래서 자기의 인생, 자기의 생애, 자기의 역사를 살라는 말입니다.
자기 인생은 자기 인생이니까, 자기의 인생을 살라는 겁니다. 자기의 청춘을 살라는 겁니다.
우리들은 매일 매일 자기 인생을 살아 가고 있는 겁니다. 우리들은 매일 매일 자기 인생의 역사를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그 역사를 엮어 가고 있는 겁니다.
젊은 학도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그 소중한 젊은 학도 시절을 헛되게 살지 말라는 것을 기旗로 상징하면서 그 소중한 삶을 강조한 겁니다.
청춘의 특질과 그 청춘의 기백같은 것을 강조하면서 자기 인생, 자기 역사를 만들어 가면서, 그 자기 역사를 살라고 강조를 하는 뜻에서 이러한 시를 썼었습니다.
실로 자기 기를 세우고, 그 기를 지키면서 그 기 아래서 자기 역사를 알차게 밀도 있게 산 사람만이 이 긴 역사에 자기 집을 하나 남기는 겁니다.
아무렇게나 헛되게 살은 사람에게 이 인생 무엇이 남겠습니까. 그저 바람에 떠가는 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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