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29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11-15 13:21
조회수: 125
 
190. 2000년 12월 2주일 동안 경희대학교 의료원 한방의원 이윤호 박사에게 하루 걸러서 침을 맞고 있다. 구안괘사(口眼喎斜)라고 한다. 처음 듣는 말이다. 안면신경에 마비가 와서 입이 좀 비뚤어진 거다. 일전에 갑자기 강추위가 왔을 때, 이른 아침에 사무실에 나간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병원에 다니는 길에 입원을 해서 한 이틀 종합검진도 받았다. 그 결과는 그리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다음 주에 백내장 수술을 받기로 했다. ……중략……
  
  수술한 눈이나 수술하지 않은 눈이나, 다 안대로 가리고 보내라 하여 하룻밤을 꼬박 장님으로 지내야 했다. 눈이 없는 세상, 그것은 얼마나 갑갑한 것인가.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인생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했다. 참으로 암울한 인생이라고.
(『편운재에서의 편지』, 174, 178쪽.)

흐르는 것은

흐르는 것은
한 번 자리를 뜨면
뜬 그 자리엔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려니

구름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세월처럼,

인생도 세월 따라 흐르는 것이어서
그 자리엔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것이어라

아, 그와 같이
매일매일
순간순간이 이별이어라
(2000년 12월 4일 경희의료원 917호에서)
(시집 『세월의 이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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