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09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9-05 11:29
조회수: 103
 
170. 1997년 10월 16일 일본 오사카 미야코호텔에서 성대한 출판기념회를 받았다. 작년 현대백화점 미술관에서 열어 준 미술 작품을 중심으로 해서 동문선 출판사에서 출판해준 『조병화의 시와 그림』이라는 시화집을 일본 동경에서 크게 활동하고 있는 신윤식 박사가  번역을 한 것을, 일본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김시종 시인이 감수한 것으로 해서 일본 오사카에 있는 가이후샤(海風社) 출판사에서 아주 호화판 『旅―近くて遠ぃ異國の友へ』로 출판이 되었던 거다.
  신 박사는 내가 서울고등학교의 물리 선생으로 있을 때의 제 1회 최고우등생이었다. 그런데 나란 인간을 잘 알고 해서 내 시의 일본어 번역도 일본인이 한 것보다도 더 정감 있게 번역이 되고, 그것이 나의 그림하고 합작이 되어 책으로 나와, 아주 호사스럽기까지 한 성대한 출판 기념을 갖게 되고, 아사히, 요미우리, 산케이, 오사카 마이니치 등 여러 일본 유명 신문사에서 기자회견도 해 주었다. 이러한 일들은 모두 신윤식 박사가 길러 키운 야마우치 가츠요시(山內勝義) 오사카 지점장이 맡아 해 주었다. ……중략……
  신 박사는 실로 인생을, 스스로의 목숨을 완전 연소시키면서 매일 매일을 인생의 전부이며, 그 완성, 그 종결이라는 의지로 살아온 무서운 천재이다. 학문에서도 그렇고, 자기 학문의 실천에서도 그렇고, 현실 생활의 그 구체적인 실현에서도 그랬다. 매사에 완벽주의자로. 그러니 얼마나 그 가정생활은 차가우면서 형식적인 부부생활이었을까.
  나도 이러한 생애를 비슷하게 살아왔지만, 고독은 참으로 쓸쓸하면서 참된 동반자이다. 이 고독을 이기기 위해서 실로 많고 많은 작품을 써 왔지만, 모든 창작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인생의 외로움, 그 침묵의 고독을 생명으로 안고 있지 않을까. 이 침묵의 고독을 연소시키는 것이 곧 창작이요 그 연구가 아닐까.
(『외로우며 사랑하며』, 212~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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