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557호 열다섯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5-09 13:41
조회수: 98
 



  그러니까 사월 이십이일 부산에, 부산 문화방송국 초대로 일반 공개 강연을 마치고, 그 다음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새마을호 열차의 넓은 차창에 이동하는 계절의 풍경은 완전히 생명의 축제들이었습니다.
  붉으스름하게 푸르스름하게, 산이나 들이 연하게 물들어 가면서 노랗게, 하얗게, 빨갛게 꽃들이 터져들 나오고 있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복숭아, 목련화, 벚꽃들이 활발한 날개들을 펼치고 “오, 봄이여, 생명이여, 사랑이여.” 외치고 있었습니다. 충청도 추풍령 고개 넘어 남쪽에서는 더욱.
  열차 창밖으로 보이는 나라 안, 온 국토들이 놀고 있는 땅은 없다시피 영농화되어 분주히 봄갈이 작업들이 한창이었습니다.
  하면서 늘어만 가는 아파트촌의 모습들, 농촌은 좁아지면서 도시만 점점 넓어지면서 무섭게 도시화되어 가는 이 나라의 인구 팽창을 아니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비어 있는 자연이 없는 거지요. 옛날 내가 이 경부선을 타고 일본으로 유학을 하던 시절에는 실로 자연에 작은 도시라, 어쩌다가 마을과 작은 도시를 구경하는 정도였습니다만, 지금은 도시가 잇달아 있고 그것도 어마어마한 아파트 아니면 고층 건물들로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고, 자연은 그저 밀려나가고만 있습니다.
  작년이 다르고 금년이 다르게, 그 도시의 변화와 현상이 완연하게 눈에 들어오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부산까지 가고, 부산에서 다시 서울까지 그러한 기분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는 이러한 농촌의 대도시화를 목격하면서 우리나라의 번영화, 국제화 만 달러 국민소득을 기뻐하기보다는 언젠가는 이러다간 서로 멸망하리, 하는 근심이 앞섰습니다.
  인류의 멸망, 그것은 아니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좋지 못한 이야기로만 끝나고 말았습니다. 이 화창한 생명의 계절에,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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