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556호 열네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4-25 12:55
조회수: 144
 
  어제 불교방송국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나의 삶, 나의 예술>이라는 프로의 녹화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십 분, 와이드 프로였습니다.
  프리랜서로 지금 일하고 있는 이계진 씨와의 인터뷰였습니다. 녹화 프로를 진행하면서, 나의 긴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실로 나는 긴 인생을 시로 살아온 것 같은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시로서 산 것이지요. 시를 써 온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길(道)로 생각하면서 그 긴 외로운 길을 살아온 것이지요.
  때문에 나의 시에는 가식이 없습니다. 너무나 솔직히 나의 인생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시를 쓰며 발표를 해왔기 때문에.
  어떨 때는 창피스러운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 내 인생이니까, 하면서 자위하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시인은 공인이고 참다운 인생을 사는 사람 중의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그 참다운 한 인간을 살려고 했던 것입니다.
  문학은 인간이 사는 길이며, 그것을 탐구하는 길이라는 것을 나는 한 번도 잊은 일이 없습니다. 그저 한 인간을 살고 있는 거지요.
  때문에 슬플 때는 슬픈 시, 기쁠 때는 기쁜 시, 외로울 때는 외로운 시, 고민할 때는 고민하는 시, 사랑할 때는 사랑하는 시, 죽음을 예지할 때는 죽음에 대한 시를 서슴지 않고 써 왔습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은 같은 감정과 지성과 그 인간 윤리를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늘 들곤 했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봄이 완연한 냄새로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내가 불교를 좋아하는 것은 불교가 편안한 종교이면서 편안한 철학이기 때문이옵니다.
  불교에는 강요하는 것이 없고 이래라저래라하는 교훈이 없고, 그저 텅 비어 있는 정신세계이기 때문에 아주아주 가깝게 들어갈 수 있는 세계지요.
  그 텅 비어 있는 곳에 확실한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에 더욱 나는 그곳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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