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018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3-09-22 13:46
조회수: 276
 

하늘은 꽃으로 비누질을


겨울을 참고 이기고
뚫고 나오지 못한 벗들은
지금 캄캄히
대지에 묻히고

봄은 약속보다 먼저 창 밖에 돌아와
계절을 상실한 내 가슴을 노크하며
온 하늘은 꽃으로 비누질을 한다

“봄은 돌아와 꽃은 피어도...”
이렇게 쓰린 이별의 샹송을 부르던
검은 다미아의 목청

세상은 슬퍼도 변하고
슬프지 않아도 변하고
생각하는 자만이 고독한 거

오, 봄이여
가시지 않는 이 불안이여
꽃은 피어도 네 곁에 난 없다.



詩想노트

내 고향 경기도 안성군 양성면 난실리는 경기도 안성군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군 이동면하고 접경지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고향으로 가는 길이 오산시에서 40리 동쪽으로 난 길과 용인읍에서 남쪽으로 30리 난 길과, 안성읍에서 북쪽으로 30리 난 길, 이렇게 세 가지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성읍에서 북쪽으로 난 30리 길을 통해서 고향으로 가려면 평택으로 가는 인터체인지, 이 인터체인지는 자연 안성으로 들어가는 인터체인지도 되지만 그래서 공식명칭을 쓴다면 평택 인터체인지(안성 인터체인지)를 돌아서 동쪽으로 한 20리 들어가는 안성행 국도를 타야 합니다.
그런데 안성행 국도변에는 복숭아, 배, 딸기, 포도, 참으로 과수원들이 많습니다. 이 과수원들이 봄이면 요란하게 꽃들로 하늘을 가득히 채웁니다. 특히 배꽃 밭 옆을 지나갈 때엔 꼭 하늘을 비누질해 놓은 것 같은 착각을 갖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안성읍으로 들어가는 버스 차간에서 얻은 시상이었습니다.
실로 봄은 그 엄동설한을 참고 견딘 생명만이 차지하는 축복입니다. 이 세상 어려운 것들을 참고 견딘자들 만이 누리는 생명의 계절입니다. 그 활기찬 봄의 생기를 이렇게 그려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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