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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집
어머님의 집은
내 고향 난실리
장재봉 기슭
이승의 내 집에서 삼십 미이터
동쪽으로 있다
어머님은 낮엔 늘 외출중이시다
안방 깊은 곳에 몸은 묻어두시곤
훨, 휠, 온 우주
석가의 하늘을 날으시다가
이 절, 저 절, 두루 들르셨다가
밤이 되면 훌쩍 돌아오신다
돌아오시는 길에
내 깊은 잠결에 훅 나타나시어
“얘, 좀 쉬었다 가겠다”
하시다간
아물아물하는 동안 사라져 가신다
아물아물하다가 잠이 깨면
불시에 어머님은 보이질 않는다
아, 이승과 저승 사이
이렇게도 캄캄한 거리던가
“어머님, 전 어떻게 이 거리를 넘지요.”
詩想노트
1962년, 음력 6월 2일 아침에 어머님은 작고를 하셨습니다. 맑은 아침 햇살이 창으로 들어오고 있던 아주 고요한 아침이었습니다. 종로구 당주동 형님 댁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장지를 내 고향 난실리 뒷산으로 정하고 평소에 서울을 오가시던 오산을 돌아서 고향으로 시신을 모셨습니다.
내 고향 난실리 뒷산은 정확하게는 경기도 안성군 양성면 난실리에 있는 종산(宗山)이고, 이름을 장재봉(長才峯)이라 했습니다.
그 산기슭에 어머님은 손수 자기 스스로 묘 자리를 잡으신 겁니다. 어머님을 산에 모시고 그 다음 해 나는 어머님의 묘막을 하나 지었습니다. 편운재片雲齋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 편운재 서쪽 한 50m 떨어진 곳에 할아버지, 아버지의 묘소가 있고, 동쪽으로 한 70m쯤 떨어진 곳에 어머님의 묘소가 있습니다.
꿈에 어머님이 편운재에 들르시곤 합니다. 그러한 꿈과 나의 생각의 정경을 이렇게 시로 만들어 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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