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025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3-10-14 12:59
조회수: 237
 

구 름


내가 네게 가까이 하지 않는 까닭은
내겐 네게 줄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네게서 멀어져 가는 까닭은
내가 감내할 수 없는 것을
너무나 많이 너는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영 너를 잊고자 돌아서는 까닭은
말려들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곳에서
어지러운 나를 건져내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혼자 내가 떨어져 있는 까닭은
가진 것도 없고, 머물 곳도 없지만
한없이 둥 둥
편안하게 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이 오만한 너의 인간의 자리
허영의 자리, 부질없는 자리
너의 거드름을 피하여
이만큼 떨어져 있는 자리
아, 이 무구 무한한 하늘

내가 너를 멀리하고자 하는 까닭은
가진 것도, 머물 곳도 없어도
홀로 마냥 떠 있을 수 있는
넓은 그 하늘이 있기 때문이다

그지없이 외롭다 해도
한없이 적막하다 해도
맥없이 넓은 이 자유

내가 영 너를 잊고자 하는 까닭은
네게 줄 아무것도 내겐 없기 때문이다.


詩想노트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많은 공직생활을 하고 오면서도 생리적으로 싫은 사람하곤 멀리 떨어져서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이 70까지를 맑은 물처럼 살아왔기 때문에 나의 정신은 아직도 인생의 청춘 같은 생각으로 있습니다.
그것이 좋았는지, 좋지 않았는지, 한 번도 따져본 일 없이. 그만큼 나는 생리적인 사람입니다. 어린애처럼 그만큼 나는 나의 감정에 충실히 살아 온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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