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16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9-30 12:13
조회수: 120
 
177. 1998년 5월 3일, 석가님 오신 날 아내의 비석을 세우면서 나의 비석도 미리 세워 놓았다. 겸해서 편운재 앞뜰에 나의 묘비명 시비 「꿈의 귀향」도 세웠다.

     꿈의 귀향
   ―묘비명

어머님 심부름으로 이 세상 나왔다가
이제 어머님 심부름 다 마치고
어머님께 돌아왔습니다
(시집 『먼 약속』에서)

  누구에게 하나 금전적으로 신세를 지고 싶지 않은 평소의 나의 인생관에서 나온 발상이다. 이 세상 살아오면서 인간은 서로서로 신세를 지면서 살아오는 것이 인생이지만, 돈이 드는 일에는 신세를 지고 싶지 않은 나의 성격 때문이었다.
  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 내내 계속 비가 내렸지만 비석을 세우면서는 날씨가 멀쩡히 개여서 상쾌한 오월을 느끼면서 행사를 했다. 참으로 이상한 것이 내가 큰일을 하는 날에는 반드시 비가 내리더니, 이 날에도 이렇게 비가 내릴 줄이야. 나의 장례식 날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싶다.
  그리고 이 시비는 편운문학상 수상자 일동이 세운 것으로 해서 내가 죽거든 그 제막식만 해 달라고 제자에게 말을 해 두었다. 그 편운문학상 수상자들이 몇 명 그 다음 일요일에 와서 그 비석을 미리 보았다.
(『외로우며 사랑하며』, 268~2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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