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15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10-12 11:46
조회수: 66
 
76 볼티모어
   제3차 세계시인대회 힐튼 호텔에서

지금 일층 케이 홀 E. A. 포 룸에선
제3차 세계시인대회가 한창이다
나는 23층 14호실에서
다음 서울에서 열리게 된
제4차 대회의 환영사를 준비
이곳 대학에서 동양 미술사를 강의하시는
배옥경 교수의 도움으로 영역을 하고 있는 중
멀리 전개되고 있는 볼티모어 시가지를
메모한다

한 삼십 개국 한 삼백 명이 모여 도는
세계 시인의 세계 대회
오늘날 같이 시가 약할 수가 있을까
고독할 수가 있을까
외면당할 수가 있을까.

                              시집 『창 안에 창 밖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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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도 제23시집 『창 안에 창 밖에』에서 뽑은 겁니다.
  1976년 6월에 이곳 볼티모어 힐튼 호텔에서 제3차 세계시인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에서 나는 제4차 세계시인대회를 서울에서 열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생각 끝에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연락을 취했던 겁니다.
  다음날 대사관에서 한국 외교관 몇 분이 대회장으로 나와서 대회의 성격들을 살피고 나서 한국으로 유치해도 좋다는 한국 정부의 허락을 맡았던 겁니다. 따라서 서울로 이 대회를 유치하는 유치문을 작성해야만 했습니다.
  마침내 시를 좋아하는 배옥경 여사가 대회장으로 나를 찾아온 기회에 그 유치문 번역을 부탁했더니 기꺼이 번역을 해 주기로 했던 겁니다. 배옥경 여사는 이광수 선생의 아드님인 이영건 교수의 부인이시고, 이 교수와 같이 이곳 볼티모어에 있는 존 홉킨스 대학 교수로 있었습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배옥경 여사가 쳐 주신 타이프 원고를 가지고 존 홉킨스 대학 도서관 지하실까지 가서 한 장에 5센트씩 집어 넣어서 나오는 구식 제록스 기계로 이백여 장가량 만들어서 다음날 아침 대회장에 배부했던 겁니다. 나는 이 때에 처음으로 이 편리한 제록스라는 기계를 보았던 겁니다.
  차례가 되어서 나는 단상에 올라가서 그 유치문을 읽고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되어서 제4차 세계시인대회는 1979년 7월에 서울에서 개최되었던 겁니다.
  시인대회, 시인들이 모여서 대회를 연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세계 여행을 주로 해서 시인들끼리 서로 모여 담소하는 것, 그것이 주목적이지 아무런 힘도 없고, 결의도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무런 자랑도 아니고.
  나는 이러한 문인들의 모임, 세계시인대회, 국제 P.E.N. 대회를 통해서 실로 많은 세계 여행을 하고, 많은 문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제성을 띠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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