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342호 감상(感傷)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4-05-12 16:38
조회수: 2443
 
감상(感傷)들

                            즈네비에브 델리스키 (미국)

  푸르른 논에 서 있는 사람
  주위는 온통 자라나는 벼들
  밥그릇은 늘 가득 차 있다.

  아직 짓고 있는 집들
  회색 벽돌의 빛나고 새롭고 깨끗한 집들
  굴뚝새는 벌써 둥지를 깃들인다.

  에메랄드빛 낮은 산들
  파란 그릇에 담긴 거품 낸 크림 같은,
  하늘의 구름들
  한국의 여름.

  자랑스런 철새들이 날아간다.
  온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며
  평화로운 새들이 옮겨간다.

  평화로운 완벽함!
  한국이라 불리우는 땅
  정교한 새들이 날아간다.

  벼들이 자라나 땅을 축복하고
  가정마다 카니발 빛
  한국의 환영 인사!
  자줏빛 페추니아.
  노란 백합, 진홍빛 방울꽃,
  한국의 작별인사!

  구름 위로 솟은 언덕
  어디에나 사람으로 넘쳐나고
  개미들은 언덕으로 모여든다.

  참외는 익어가고
  우리는 달콤한 우정의 잔을 나누었다.
  형제들이여, 그리고 평화여!

  한국의 황혼
  연어빛 회색과 진홍빛 구름들!
  연못 속에서는 물고기들 헤엄치고

  속리산 등반
  동굴 속의 성불상
  가는 길마다 그늘 드리우는 소나무들
  경주, 신라!
  사원들, 고분들, 높은 탑들!
  자연의 낙원이여!

  
--------------------------------------------------------------------

Impressions

                                Genevieve Deleski (USA)


Man in the green field
Rice pads all around him grow.
The rice bowls keep full.

Houses half-way built
Shiny, gray-bricked, bright and new.
Wrens build cozy nests

Emerald mountains low
Whipped cream clouds in bowl of blue.
Korean summer.

Proud iron bird fly
Bringing the world together.
Peaceful birds migrate.

Peaceful perfection!
Land that is called Korea.
Exquisite birds fly.

Rice pads grace the land
Carnival hues their homes.
Korean welcome!

Purple petunias,
Yellow lilies, scarlet bells.
Korean farewell!

Hill above the clouds
Teeming people everywhere
Ants come to their hill.

Melons ripe and sweet
Friendship's cup we all did share.
Brotherhood and peace!

Korean sunset-
Salmon-grey and scarlet clouds!
Fish swim in the pond.

Mt. Songni-san climb
Sacred Buddha in the cave.
Pine tree shade our path.

Kyong-ju Silla!
Temples, tombs, pagodas high!
Nature's paradise!





--------------------------------------------------------------------


  (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에서는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꺼지지 않는 등불』(1980, 갑인출판사)에 실린 44명의 외국 시인들이 한국을 노래한 시들을 매주 한편씩 보내드립니다.  조병화 시인은 1979년 7월에 열린 제4차 세계시인대회를 한국으로 유치하고 대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세계 시인들의 눈에 비친 당시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2014년, 대한민국이 청마의 기운처럼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꺼지지 않는 등불(Lamp Light Ever Burning)-세계 시인들이 본 한국』  

-책 머리에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태어난 내 고향을 가장 사랑한다. 그리고 이웃을 만나게 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한 이 강산과 그 계절, 우리들의 마음씨와 그러한 풍물을, 또 우리의 역사 속에 있는 그 모든 것을 더없이 아끼고 사랑한다.
  이러한 나의 사랑은 詩에로 옮겨갔고 드디어 내 정신의 모두는 여기에 바쳐졌다. 이와 같은 나의 사랑의 대상을 나는 감성이 예민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세계의 숱한 시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지난해 세계의 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를 제의하게 되었고, 지난해 7월엔 내 소원을 풀기에 이르렀다.
  제 4차 세계시인대회, 서울과 경주와 수원 등지에서 가졌던 오붓한 모임, 이런 자리에서 비단 당장엔 큰 과일을 따지 못한다 해도, 나는 애초 내가 바랐던 소망만은 이루게 되었다고 장담하고 싶었다.
  비록 그들의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틀리며 모습마저 모두 다를지언정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랜 우리의 모든 것을 보는 눈은, 또 그것에 대한 가슴은 한결같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탄성은 우리의 것이었건만 속 깊은 데 감추어져 있어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발견으로, 이들 세계의 시인들이 각자 그네들의 나라로 돌아가 그동안 보고 느낀 바를, 그 경이로움을 그들의 말로 적어 더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하고 보내어와 한 다발로 묶게 된 것이다.
  이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1부는 한국인의 가슴을, 제2부는 그 정신을, 제3부는 환경과 조건을, 그래서 우리 스스로와 또 우리를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이고자 한다.
  끝으로, 이 책을 엮는데 더없이 힘을 쏟은 한국국제문화협회와 갑인출판사에 삼가 감사의 뜻을 보낸다.

1980년 한글날 아침에
조병화

    
△ 이전글: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343호 서울의 체온(體溫)
▽ 다음글: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341호 옛날과 오늘이 만나는 곳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en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