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80호 천상과 지상-아시아 하늘을 날으며 (2011년 1월 18일)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1-01-25 16:32
조회수: 3616
 
                     천상과 지상-아시아 하늘을 날으며

                                                                 조병화

                     하늘은 하나
                     푸른 품에
                     만민의 인간, 사랑을 품고
                     마냥 넓지만

                     지구는 지금도 한 점의 흙덩이
                     온몸에 불을 안고 하늘을 돈다

                     선녀의 잠자던 자리
                     인간의 꿈 품던 자리
                     약속한 자리, 시간은 화약에 삭고

                     지구는 지금, 살을 찢는 가시망
                     줄줄, 방어선, 공격선, 흠투성이

                     국경이라는 선에서
                     목숨이 탄다

                     하늘은 항상 하나
                     별밭에 내일은 자지만

                     인간이 사는 별
                     지구는 지금, 굳어버린 흙덩이
                     온몸에 불을 안고 하늘을 돈다.

                                        조병화, 『별의 시장』
          
      1970년 12월에 나는 중화민국 종정문(種鼎文)시인의 주선으로 중화민국 P.E.N.(회장 임어당), 중화민국문예(회장, 왕람), 중화민국신시학회(회장 종정문), 중화민국수채화협회(회장 왕람) 합동 초청으로 중화민국 대만을 약 14일에 걸쳐 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많은 그림도 그리고 참으로 분에 넘치는 우정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특히 화련에서 천양을 걸쳐 이산(梨山)으로 나오는 횡관공로(橫貫公路), 긴 긴 터널은 실로 아슬아슬한 험준한 계곡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학교 시절 오봉(吳鳳) 선생의 이야기를 배우던 아리산 풍경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아리산 2,300미터 고지에서 보는 아침 해돋이는 장관이었습니다. 한 두 주일의 여정을 이곳에서 푸짐한 대접을 받고, 많은 예술인들을 만나고, 특히 중화민국 P.E.N.에서 마련해 준 연회장소에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임어당(林語堂) 선생까지 만나게 되어 기뻤던 겁니다. 임 선생은 키가 작고, 유머가 많은 좋은 할아버지의 인상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예정된 스케줄을 다 마치고 나는 홍콩을 거쳐서 방콕으로 떠났습니다. 방콕에선 서울고등학교 시절의 제자 조상호 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호텔에 묵으면서 매일 저녁이면 이집 저집 술집을 순례했습니다. 좀 고급 술집엔 백인 여자들도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물론 돈 흥정에 따라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자들이었습니다. 참으로 국제적인 밤거리의 풍경이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처음 섹스 산업의 일환으로 대성황을 이루고 있는 대목욕탕이라는 것을 구경했었습니다. 젊은 여자들이 유니폼 같은 노란 수영복들을 입고 대형 유리창 안에 오골오골 같혀서 고객을 기다리고들 있는 것을 보고, 돈과 육체라는 애수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여행에서 얻은 시와 그림이 『별의 시장』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제19시집(1971.11.10동화출판공사)으로 출판이 되었던 겁니다. 이 시는 그 서시가 됩니다.

                                                                       조병화, 『고백』, 오상, p.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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