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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울리는 곳에서
로렛타 진 스키베 (미국)
고요한 아침과
황홀한 저녁의 나라
아름다운 골짜기와 산허리
푸르름과 신선함의 완벽한 결합
사원의 담, 지붕 그리고 기둥들도
조화를 이루고
하늘을 향해 솟구친 정기어린 산
너무도 푸르러
회색빛으로 착각한다.
정답고 따뜻한 지구 위의 땅 코리아
정답고 다정하며 근면한 겨레
항상 맑게 간수된 물과 침식으로부터 잘 보호된
언덕과 산허리-
깔끔한 뜰과도 같은
조각된 산허리와도 같은 코리아-
초원에 활짝 핀 붓꽃처럼 붉게 타는 장미
청초한 의상의 백합이 손을 잡고 춤을 춘다.
고전의 전통을 안고 북이 울린다.
무대를 수놓은 부채의 선회와 잔 물결.
북이 울린다.
북이 울린다.
또 북이 울린다.
티없이 맑은 모습
물처럼 맑은 소녀들의 눈동자
온 저녁을 경의와 매혹으로 이끌어가는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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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Lorretta Jean Skibbe (USA)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and Evening Enchantment.
The grace of terraced valleys, hillsides-
Patterns of perfection, lush and green…
Tile, bright roofs of cloisters, clusters in compounds.
Majestic mountains of strength, reaching toward Heaven.
Ever green, with evergreens, fading to grey in the distance.
Friendly and warm, our Earth, Korea
Friendly and warm, the labouring people.
Water kept clear, hand barked with rock, hillsides
protected from erosion.
Manicured gardens, hillsides sculptured, Korea
Rose ablaze, as bright as the roofs
Iris abloom on the plain
National costumes, …tulips upturned
Hands of grace in dance.
Drums pound, in classic tradition
Fans circle and wave, a woven pattern on stage
Drums pounding, drums pounding, drums pound
The eyes of the maidens, are clear as the waters,
liquid in their look of innocence, as they glance
Drums pounding, drums pounding, drums pound…
Ending an evening with excitement and enchantment,
in this land of the "Morning Ca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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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에서는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여 『꺼지지 않는 등불』(1980, 갑인출판사)에 실린 44명의 외국 시인들이 한국을 노래한 시들을 매주 한편씩 보내드립니다. 조병화 시인은 1979년 7월에 열린 제4차 세계시인대회를 한국으로 유치하고 대회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이 대회에 참석했던 세계 시인들의 눈에 비친 당시의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2014년, 대한민국이 청마의 기운처럼 세계로 더욱 뻗어나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도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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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등불(Lamp Light Ever Burning)-세계 시인들이 본 한국』
-책 머리에
나는 내 조국을 사랑한다. 그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나도 내가 태어난 내 고향을 가장 사랑한다. 그리고 이웃을 만나게 하고 친구들을 사귀게 한 이 강산과 그 계절, 우리들의 마음씨와 그러한 풍물을, 또 우리의 역사 속에 있는 그 모든 것을 더없이 아끼고 사랑한다.
이러한 나의 사랑은 詩에로 옮겨갔고 드디어 내 정신의 모두는 여기에 바쳐졌다. 이와 같은 나의 사랑의 대상을 나는 감성이 예민한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세계의 숱한 시인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지난해 세계의 시인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이를 제의하게 되었고, 지난해 7월엔 내 소원을 풀기에 이르렀다.
제 4차 세계시인대회, 서울과 경주와 수원 등지에서 가졌던 오붓한 모임, 이런 자리에서 비단 당장엔 큰 과일을 따지 못한다 해도, 나는 애초 내가 바랐던 소망만은 이루게 되었다고 장담하고 싶었다.
비록 그들의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틀리며 모습마저 모두 다를지언정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고 오랜 우리의 모든 것을 보는 눈은, 또 그것에 대한 가슴은 한결같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탄성은 우리의 것이었건만 속 깊은 데 감추어져 있어서 미처 몰랐던 새로운 발견으로, 이들 세계의 시인들이 각자 그네들의 나라로 돌아가 그동안 보고 느낀 바를, 그 경이로움을 그들의 말로 적어 더러 신문과 잡지에 발표하고 보내어와 한 다발로 묶게 된 것이다.
이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등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제1부는 한국인의 가슴을, 제2부는 그 정신을, 제3부는 환경과 조건을, 그래서 우리 스스로와 또 우리를 모르는 세계의 사람들에게 보이고자 한다.
끝으로, 이 책을 엮는데 더없이 힘을 쏟은 한국국제문화협회와 갑인출판사에 삼가 감사의 뜻을 보낸다.
1980년 한글날 아침에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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