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16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10-15 11:31
조회수: 59
 
77 다시 하와이에서 6
   알라모나 비치에서

서대숙 박사 2회
박병수 2회
서광일 5회
구관회 8회
최창윤 박사 10회
심광웅(미래 박사) 13회
서울고교 졸업생 가족이 모여
나의 송별을 위한 비치 바베큐
꼬마들, 부인네들, 한바탕
마시고, 먹고, 떠들어대는 동안
석양은 벌겋게 넘어가고
어두컴컴
아, 정은 한이 없는 거
”이름을 네 바다에 휘날리는 젊은이"
교가를 같이 부르는 이 뜨거운 가슴
안녕.

                              시집 『창 안에 창 밖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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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를 쓴 날짜대로 한다면, 1976년 7월경 와이키키, 호놀룰루를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호놀룰루는 여러 차례 지나갔었지만 이번에는 여러 날 묵으면서, 그곳에 있는 옛날 나의 제자들(서울고등학교 시절)과 참으로 즐거운 시간들을 많이 가졌습니다.
  서대숙(徐大肅) 박사는 지금도 하와이 대학 국제정치학 교수로 있으며, 동서문화연구소 (East-West Centre) 소장으로 있고, 그 때 박병수는 여행사를 하고 있었고, 서광일은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었고, 최창윤, 심광웅은 각각 정치학, 철학을 공부하면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습니다. 학위를 받고 돌아와서 최창윤 박사는 문공부 차관, 총무처 장관을 역임했고, 지금 심광웅 박사는 서울대학교 철학 교수를 거쳐서 서강대학교 동양철학과 교수로 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꿈을 가지고 훌륭한 꿈을 이루어 놓은 수재들, 나는 이러한 수재들이 다니던 서울고등학교에서 약 10년간을 물리, 수학, 국어 작문 선생을 했던 겁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이 10년간같이 즐겁게 보낸 일이 없으며, 이 10년처럼 즐거운 회상거리가 있는 세월도 없으며, 이 10년처럼 자랑스러운 추억들이 없습니다. 지금 그들은 한국 사회 어디에서나, ‘없어서는 안 되는 자리에 있어서, 꼭 있어야 하는 주인이 되어’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네 바다(四海)에 휘날리면서.
  나는 이 수재들이 다니던 학교에서 실로 엉터리 선생을 한 것 같지만, 그들은 늘 나를 즐겁게 회상해 주면서, 국내에서나 국외에서나 늘 나를 이렇게 즐겁게 해주면서 뜨거운 눈물들을 같이 해주곤 하는 겁니다.
  언젠가 나는 ‘벗은 존재의 숙소’라는 글을 썼지만 실로 그들(졸업생들)이야말로 나의 든든한 숙소들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람이 존재의 든든한 숙소를 갖는 것처럼 즐거운 행복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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