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31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12-19 15:14
조회수: 49
 
93 길

길은 영원한 노스텔지어
너는 어느 길을 가고 있는가.

지금쯤.

              시집 『해가 뜨고 해가 지고』에서
-----------------------------------------------------------------------------

  이 「길」이라는 작품은 제 29시집 『해가 뜨고 해가 지고』에서 먼저 나타나는 짧은 작품입니다.
  전에도 그랬지만, 이 무렵, 특히 ‘시를 짧게 쓰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되도록 시를 이미지 중심으로 짧게 짧게 써가고 있었습니다. 이 시처럼.
  내가 동경고등사범학교에 다닐 때, 한 겨울 방학 여행에서 "다만 멀어서 가고 싶다”는 소녀를 기찻간에서 만난 일이 있었습니다. 친척도, 친지도 없는 곳이지만, 그곳이 다만 멀어서 가고 싶다는 어느 일본 산골 여자중학교 어린 학생의 말이었습니다.
  길은 이러한 것이 아닌가, 하고 늘 생각하는 나의 철학이며, 그 인생이었습니다. 먼 미지의 세계를 끊임없이 동경하는 마음, 그 마음을 끊임없이 유혹해 내는 것이 길입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끊임없이 방황하는 동물이며, 항상 미지의 세계를 그리워하는 영혼이라 하겠습니다. 죽을 때까지.
  그 영원한 미지의 세계로 인간의 혼을 이어주는 것이 길인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연의 길,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의 길, 이 두 길을 통해서 우리 인간들은 자기가 꿈꾸고 있는 먼 미지의 세계와 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길을 가고 있는 겁니다.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이어지고 있는 길을.
  가고 싶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가고 싶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은 불행한 것입니다. 가서는 안 되는 길을 가는 사람은 더욱 불행한 사람이지요.
  나는 길을 보면, 특히 내가 가 본 일이 없는 길을 보면, 영국의 시인, 워드워스가 무지개를 보면 가슴이 뛰었다는 것처럼, 내 가슴은 뛰는 것입니다. 이처럼 길은 나의 감동이요, 시요 철학이요. 교훈인 것입니다.
    
△ 이전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32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 다음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30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en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