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17호 나의 종교(10월30일)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07-11-08 18:16
조회수: 5631
 

2007년 10월 30일 (제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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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에 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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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에는 시인의 집은 없다. 다만 사랑할 뿐이다.
                                    시인은 아름다운 거지이며, 천상의 나그네이다.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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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암사(龍德寺)

 

                      옛날 송전공립보통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원족을 갔던 굴암사,

                      사뿐사뿐 잘도 올라갔던 생각이
                      다시 찾아든 산길
                      하도 험하고 가파라서 쉬엄쉬엄 오르매
                      옛날은 까마득하다

                      허이허이 오르는 산길
                      절은 하늘 위에 있다

                      아, 어머님 어머님은 너무나 높은 곳에
                      계십니다
                     
                      할 때, 한 소년이 사뿐사뿐
                      내 곁을 앞질러 오른다
                      나를 힐끗 뒤돌아보며.

 


                 

이 시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쓴 시입니다. 시골에서 송전공립보통학교 1학년을 다닐 때, 그 때 말로 원족(遠足)을 갔을 때의 회상입니다. 일본시대는 소풍을 가는 것을 원족이라고 했습니다.
 송전 국민학교 학생들이 1학년서부터 6학년 까지 단체로 소풍을 갔었습니다. 학교에서 약 20리 떨어진 곳에 이 절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이름을 굴암절이라고 했습니다. 견대에 도시락 하나 넣어가지고 20리 길을 걸어서 갔던 겁니다.

 그곳을 늘 한번 다시 가보고 싶었습니다. 소년시절을 생각하면서.
 내 나이 70쯤 되던 해 봄, 용기를 내서 이 절을 찾아갔습니다. 옛날엔 그리 높은 곳에 절이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쉽게 생각해서 찾아갔더니, 참으로 험한 산길, 높은 곳에 이 절은 있었습니다. 절 이름도 정식이름은 용덕사(龍德寺)였습니다. 용이 바위 틈에 있는 굴에서 하늘로 승천했다 해서 굴암절이라 했던 겁니다. 전설이지요. 실제로 용이 빠져 나갈 만한 큰 굴이 있었습니다.송전 국민학교 다닐 때엔 그 굴로 빠져 나온 기억이 있습니다만, 이번엔 무서워서 그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굴 입구에 약수가 맑게 흘러나와서 , 그 약수만 마시고 하산을 했습니다.

 나는 해마다 부처님이 오신날이면 절을 찾곤 했습니다. 어머님이 작고하신 후부터는 꼭 절을 찾아가곤 하는 겁니다. 절에 가면 어머님을 꼭 만나 뵌다는 생각으로.
 나는 특별한 종교는 없습니다. 이렇게 절에 다닌다고 꼭 내가 불교도는 아닙니다.
 다만 어머님이 생시에 절에 다니셨으니까, 내가 이승을 떠나서 저승으로 갔을 때, 어머님 곁으로 갈려면 어머님이 하신 대로 해야 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부처님이 오신 날엔 꼭 절을 찾아 가는 겁니다.
 실로 어머님은 나에게 있어서 단 하나의 종교입니다.  

 

   
 사단법인 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

 

(사)조병화시인기념사업회는 편운 조병화 시인의 순수 고독, 순수허무의 시세계와 예술철학을 재조명 하고자 몇몇 후학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단체입니다. 사업회는 조병화문학관 및 편운문학상 운영을 지원하고 계간 『꿈』을 간행하는 등 한국 시문학 발전을 도모하고 이 시대가 잊어가고 있는 '서정성'을 소생시키는 데에도 기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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