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47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2-04 13:12
조회수: 40
 
109 로얄 리바 호텔

지금 세계시인대회가 열리고 있는 호텔
나는 808호실에 묵으면서
혼탁한 강을 내려다본다

어디나 보트 마케팅, 새벽부터
살려는 사람들뿐이다.
      
                        시집 『지나가는 길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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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막한 시도 제 33시집에 들어 있는 기록성을 가지고 있는 시입니다. 이해, 그러니까 1988년 11월에 방콕에서 세계시인대회가 있었습니다. 나는 이 대회에 참가하고 싶어하는 한국 시인 몇몇을 인솔하고, 이 대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우선 서울을 떠나서 파타야라는 타이 해안 도시로 가서 그곳 머링 파타야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고, 바다 관광을 하고, 방콕에 들어와서 대회가 열리고 있는 로얄 리버 호텔에 묵었던 겁니다. 대회마다 그렇지만, 대회보다는 관광이 주로 되어 있는 시인대회여서, 타이 대회측에서 많은 관광을 시켜 주었습니다.
  타이에는 여러 번 들렀었지만, 내가 처음으로 이 땅, 타이를 밟은 것은 1959년 8월, 처음으로 구라파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겁니다. 들를 때마다. 나는 항상 의아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들의 위생 문제입니다. 같은 물에서 식수도 하고, 용변도 하고, 세탁도 하고, 목욕도 하고, 온갖 생활을 다 하니, 우리들의 상식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이옵니다. 그들은 그러한 생활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강가에 있어서 조석으로 강을 내려다볼 수가 있었습니다. 강은 그들의 길이며, 시장이며, 생활의 용수입니다. 그 강물은 늘 혼탁해 있습니다. 그들은 그러한 혼탁한 물속에서 야생하는 동물들처럼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유순히, 아주 유순하게. 부처님을 믿고. 불교의 나라는 어디나 그렇게 사람들이 유순하고, 유순하듯이.
  이 대회를 마치고, 우리들은 홍콩을 거쳐서 미지의 나라, 실로 미지의 공산주의 나라, 중국 본토로 여행을 하는 스케줄로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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