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44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1-25 12:49
조회수: 35
 
106 사해死海에서

‘양羊의 샘’이라는 이름의 En Gedi 마을에서
따끔거리는 익은 소금밭을 밟고 나가
새까만 유황모래를 온몸에 바르고
사해 품안으로 뛰어들어 갔습니다.

육중한 바다는
오히려 나를 자기 품안에 올려놓고
둥, 둥
가볍게 가볍게 밀어올렸습니다.

눈이 따가운 햇살의 계곡,
계곡에 고인 죽은 바다

올려다보는 하늘이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에 있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다사로운 여인의 살결
내 육체는,
한없이 그 물 속으로 말려들어 갔습니다.

                          시집 『혼자 가는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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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6월에 이스라엘에서 세계시인축제가 열린다고 초청이 왔습니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구약ㆍ신약을 다 통독한 기억도 있어서 이스라엘을 한번 여행하고 싶었던 겁니다. 이리저리 준비를 하고 있는 판에 이스라엘 국내 사정이 좋지 않아서 시인축제는 취소가 되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준비가 진행이 되어서 이스라엘 여행을 감행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인도를 거쳐서 이집트의 카이로로 카이로 구경을 하고, 그곳에서 버스로 스웨즈 운하를 넘어서, 시나이 반도 아라비아 사막을 달려서, 이스라엘로 들어갔던 겁니다. 사막은 참으로 사막이어서 그저 모래, 모래바람, 모래언덕, 원주민, 양 떼들, 펄럭거리는 포장집들, 존재의 황무지였습니다.
  아랍과 이스라엘간의 7일 전쟁인가, 6일 전쟁인가, 하는 것이 있었던 전쟁터에는 아직도 이곳 저곳에 부스러져 녹슬은 무기들이 산재해 있었습니다. 탱크, 대포, 소총 들의 잔해가 무참히 그날의 비극들을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 초소를 넘어서는 무한히 초록 지대가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초소 통과는 과연 어려웠습니다. 여러 가지 신문에 대답을 해야 했습니다. 묻는 군인은 여자 군인이었습니다. 17〜19세 가량 되는 아름다운 여자 군인들이었습니다. 국경 초소를 통과해서 사막이 녹지로 변한 비옥한 이스라엘 산과 들을 쾌적한 고속버스로 달리는 맛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사막에서 푸른 녹지로 바꾸어 버리다니, 참으로 그들 이스라엘 국민들의 힘은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에 숙소를 정해 놓고, 여행사가 정해준 여행 코스를 따라서 이스라엘 전역을 구경하기로 했던 겁니다.
이 시 「사해」는 그곳 찻집에서 쓴 것입니다. 마사다라는 옛 요새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이번 여행 시들은 그림과 같이 제 32시집 『혼자 가는 길』(1988.10.5. 우일문화사)에 들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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