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42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1-18 17:08
조회수: 40
 
104 창부
    Amsterdam St Nicolas Hotel Rm. 14에서 2박二泊

창부, 존재를 바닥으로 깔고 사는
생존의 애수,
그 이상의 철학이나, 문학이 있으랴.

                      시집(宿) 『길은 나를 부르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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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도 제 31시집에 들어 있는 작품입니다. 나는 이 해, 그러니까 1987년 6월 1일부터 매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시인제에 초대를 받고 그 날짜에 마치느라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를 여유 있게, 자유롭게, 여행을 하면서 꿈으로만 생각되었던 도버 해협을 기차로 넘어서 벨기에 겐트라는 도시에서 다시 기차로 암스테르담에 들어갔던 겁니다.
  다시 말하면 그 해 5월 초에 스위스 루가노라는 호반도시에서 열렸던 국제 P.E.N. 대회에 참석을 했다가 비행기로 런던으로 들어가서, 그곳에서부터는 기차로 뉴캐슬, 에든버러, 인버네스(스코틀랜드 북단)를 돌아서 글래스고(Glasgow)로 해서 윈드미어에 있는 W. 워즈워스의 호반 지대를 구경하고, 리버풀을 거쳐서 다시 런던으로 들어와 도버 해협을 기차로 넘었던 겁니다.
  암스테르담에 묵으면서 옛날 생각이 나서, 중앙역전에 있는 공창지대를 한 번 돌고, 새로 건립된 반 고흐 미술관을 구경했던 겁니다.
  이 공창지대는 지금도 여전하나, 그 옛날 같은 청결미는 그리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금 여기서 고백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백인의 살을 대 본 곳도 이 공창지대였습니다.
  창녀들은 내겐 육체로 보이질 않고, 그들은 나에게 인생의 철학, 인생의 문학, 그 애수의 세계로 비쳐들었던 겁니다. 산다는 실존철학이요, 생존이라는 실존문학이요, 애련이라는 인간의 근본 말입니다.
  실로 창녀는 돈을 떠나서 인생의 애수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나는 그러한 애련의 철학을 가지고 그들을 보곤 했습니다. 섹스를 떠나서.
  실로 창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애련의 미학’으로 나에겐 오는 것이었습니다.
  동정이라든지, 인정이라든지, 인도주의적인 감정을 훨씬 넘어서.
  무엇보다도 인간의 위선을 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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