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26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11-04 17:11
조회수: 109
 
187. 1999년 12월 15일 오후 3시, 우리 예술원 제103차 임시 총회를 열었다. 이 총회에서 임원 개선이 있었다. 회칙에 따라서 나는 2년, 2년, 연임을 해서 4년으로 만기가 되어 부회장을 하던 차범석 희곡작가를 회장으로 제의했다.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를 보고, 부회장엔 정회갑 작곡가를 제의해서 역시 거의 만장일치로 당선을 보았다. 정회갑 작곡가는 음악분과에서 선출되어 온 회원이다. 이번 순번이 음악이어서.
  총회는 20분도 안 걸렸지만, 실로 일사천리로 모든 안건을 합의 보면서 통과시켰다. 참으로 아무런 탈 없이 예술원 회장 직에서 물러나게 되어, 어머님께 감사를 드리고, 모든 예술원 회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4년 동안, 내가 생각을 해 보아도, 모든 것이 운 좋게 개혁이 되어 회원들의 예우 개선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회원들의 4년 연임 선출 방식도 아주 간소화되어서 종신제나 마찬가지로 만들어 놓았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것 다 좋은 사람들과 때를 잘 만나서 함께 이뤄진 것으로서, 실로 인간사회는 인간이 만들어 가는 거라는 걸 새삼 느꼈다.
  다음날 나는 이 모든 것을 보고 드리기 위해서 난실리 어머님 묘소에 예배했다. 이제 나를 필요로 한 세상은 끝이 난 것 같은 가벼운 자유감에 젖었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세월은 이제 이 세상에서는 완전히 사라졌다. 고맙게, 고맙게, 아무런 후회 없이, 명예롭게, 모든 것 감사할 뿐이다.
(『편운재에서의 편지』, 116~117쪽.)
    
△ 이전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25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 다음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27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en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