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13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9-20 13:00
조회수: 36
 
174. 그렇게 오래 암으로 입원 생활을 하던 아내가 1998년 3월 13일 0시 50분에 영면을 했다. 실로 5년간 입원하다가 퇴원하다가, 작년부터 쭉 강남 삼성의료원 입원실에서 입원하면서 그 고통을 견디면서, 원불교 원남교당에서 천도제를 올리던 중, 5일째 지내다가 저 세상으로 떠났다. 76세에. 이러한 것을 보면 신(神)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귀신(鬼神)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남에게 해로운 짓을 하면 죽을 때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식은 3월 15일 오전 7시 영안실에서 치르고 하관식은 난실리 어머님 묘소 옆 자리, 내가 정한 자리에서 오전 11시에 치렀다. 마침 봄이 풀려나는 계절이어서 맑고 밝고 따뜻한 날씨에 실로 많은 조객들에 둘러싸여 마을 사람들의 친절한 협조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람의 일생이 이러한 거지만, 아내는 열심히 살았고, 나와는 많이도 다투었지만, 많은 불교적 공을 쌓았다. 그래서 그랬는지 신기하게도 뒷산에 산불이 일어나서, 이것도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면서, 다음과 같은 시상이 떠올랐다.

     억 년의 인연 순간의 만남

     실로 인생 한동안이
     수억 년의 인연 순간의 만남이로다

     수억 년의 인연으로 순간의 만남을
     서로 섞어오면서
     매사가 무상(無常)

     근심과 걱정, 불안에 엉겨
     한시도 자유로울 수 없던 그 운명
     그 운명이 또한 수억 년의 인연이로다

     순간의 만남, 순간의 이별
     아, 인생이려니
      (1998.3.15. 아내의 장례식에서)
    (시집 『먼 약속』에서)
(『외로우며 사랑하며』, 258~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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