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06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8-26 11:51
조회수: 72
 
167.  5·16 민족상을 받던 날 저녁 서울고등학교 제5회 동창들이 모여서 축하연을 열어 주었다.
  술에 취해 가면서 명예라는 덕목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그 자리에 모인 제자들도 참으로 돈보다는 자기 명예로 일관해서 살아왔기 때문에 더욱 감사했다.
  옛날에 유럽 여러 선진 국가들은 무엇보다도 조국, 명예, 자유를 가장 으뜸가는 인생의 덕목으로 여겨 왔던 것이 오늘날에는 돈, 재물, 소유 같은 현실적 풍요가 인생의 목적처럼 되어 버렸으니, 정신문화의 몰락이라 아니할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인생의 목표로 삼을 만한 명예로운 인간들이 없어져 버렸다.
  청년들에게 “네가 숭배하는 사람이 누구냐?” 물으면, “없습니다.” 하든지, “모릅니다.” 아니면 “나입니다.”이렇게 대답을 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을 하곤, 이제 인류는 타락했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던 거다.
  명예로운 사람을 살아야 한다. 돈은 그리 없어도 명예로운 자부심을 가지고 자기 이름을 지키면서, 자기의 명예로운 이름을 살아야 한다. “나는 누구입니다.” 이렇게 자기 이름을 떳떳하게 명예롭게 내놓을 수 있는 그러한 인격을, 그러한 인간을, 그러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나는 살아왔고, 그러한 철학으로 세상을 안타깝게 생각을 하는 거다. 명예로운 것을 모르는 사회, 그 민족, 그 국가는 야만 국가이다. 동물의 국가이다.
(『외로우며 사랑하며』, 172~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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