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96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7-22 11:15
조회수: 202
 
157. 1996년 4월 17일에 불교방송국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나의 삶, 나의 예술>이라는 프로의 녹화를 하였다. 프리랜서로 지금 일하고 있는 이계진 씨와의 인터뷰였다. 녹화 프로를 진행하면서, 나의 긴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실로 나는 긴 인생을 시로 살아온 것 같은 생각이 새삼 들었다. 시로서 산 것이다. 시를 써 온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길(道)로 생각하면서 그 긴 외로운 길을 살아온 것이다. 때문에 나의 시에는 가식이 없다. 너무나 솔직히 나의 인생을 그대로 노출하면서 시를 살며 쓰며 발표를 해왔기 때문에. 어떨 때는 창피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 내 인생이니까, 하면서 자위하기도 했다. 어차피 시인은 공인이고 참다운 인생을 사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그 참다운 한 인간을 살려고 했던 거다.
  문학은 인간이 사는 길이며, 그것을 탐구하는 길이라는 것을 나는 한 번도 잊은 일이 없다. 그저 한 인간을 살고 있는 거다. 때문에 슬플 때는 슬픈 시, 기쁠 때는 기쁜 시, 외로울 때는 외로운 시, 고민할 때는 고민하는 시, 사랑할 때는 사랑하는 시, 죽음을 예지할 때는 죽음에 대한 시를 서슴지 않고 써 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은 같은 감정과 지성과 그 인간 윤리를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늘 들곤 하였다.
(『외로우며 사랑하며』, 38~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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