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321호 가을의 노래-베를렌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3-11-06 14:09
조회수: 3500
 
가을의 노래
                  
                        폴 베를렌


가을날
비올롱의
하염없는 울음 소리
스며드는 슬픔에
나의 마음 아파라
때를 알리는
종소리 들려 오면
속절없이 가슴 메이고
눈물에 젖어
돌아간 세월아
아- 지금 나는
여기저기
정처없이
떠도는 신세
낙엽이로세




  가을이 되면 먼저 생각나는 시가 있다.
  폴 베를렌의 「가을의 노래」라는 시.
  애절하면서 가을 냄새가 뭉클 나는 작품이다.
  이 시는 내가 즐겨 읽었던 일본 번역 시집에서 우리말로 중역(重譯)한 것이기 때문에 원시의 맛이 얼마나 스며 있는지 지극히 우려되지만, 폴 베를렌은 항상 시에서 음악성을 강조한 만큼, 그의 시는 항상 음악과 같은 멜로디가 흐르는, 말의 개울이다. 율동적인 언어, 그곳에 가득히 담겨져 있는 인생과 같은 의미, 그곳에 독자들은 매혹되는 것이다.
  요즘의 현대시는 의식적으로 시에 있어서 리듬을 무시하고 감각적인 이미지 추구만 하기 때문에 잘 통하지 않는 시들이 쏟아져 나와 독자들을 혼란시키고 독자들이 외면하는 곳에 시는 외롭게 팽개쳐져 있지만, 시는 먼저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무언가 차원 높은 정서의 세계로 이끌고 올라가야 한다.
  폴 베를렌을 흔히들 센티멘털한 시인으로 우리나라에선 격하시키고 있지만 인생에 있어서 센티멘털이 왜 나쁜가. 센티멘털이야말로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인간의 감정이며 인정이 아닌가.
  아름다운 센티멘털, 그것이 우리 한국시엔 너무나 없다.

- 「가을은 자기와 사는 계절」 부분,『고독과 사색의 창가에서』, 자유문학사, 1987, pp 177 ~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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