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240호, 서시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2-03-26 17:28
조회수: 3239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위험 속에서 살아야 한다.

시집『하루만의 慰安』에서.

    
  제1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遺産)』(1949. 7. 5 서울 산호장) 출판 후 거의 반년 만에 쓴 시들을 모은 것이 이 제2시집이 된 것입니다. 서울고등학교 도서관 이층에 마룻방 하나 얻어서 한겨울을 거의 자취하면서 지내던 시절이었습니다.

  나는 결혼을 한(1945. 9. ) 후 경성사범학교에서(1945. 9. 1 ~ 1947. 8. 31) 물리 선생을 하면서, 그리고 6년제 인천중학교(제물포고등학교)에서(1947. 9. 1 ~ 1949. 2. 2)역시 물리, 수학 선생을 하면서 소위 월급을 봉투째로 집에 갖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김기림(金起林) 선생(나의 첫 시집을 알선해서, 장만영(張萬榮) 시인이 출판하게 한 분)이 김병욱(金秉旭) 시인을 나에게 보내며 잘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를 대접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습니다. 그 길로 집으로 가 집사림보고 얼마의 돈을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내가 요구한 돈 절반을 내 주었습니다. 나는 몹시 기분이 상해서 돈을 다시 돌려주고 학교 수위에게서 돈을 꾸어서 저녁을 치르고 나머지 돈을 김 시인에게 용돈으로 주었습니다.

  그 이후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 월급을 3:7로 나누어 3을 내가 쓰기로 했습니다.

...

  서울고교로 직장을 옮기면서는 인천에 있는 집에 가기 싫어서 도서관 이층에 허술한 방을 하나 얻어, 실로 혼자만의 고독한 생활을 하면서 밤이 깊어 술을 마시며 밤 깊이 문학을 읽으며, 밤 깊이 쓸쓸한 시를 쓰면서, 자살 미수의 약한 인생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자란다, 문학수첩 1995, pp 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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