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70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4-26 16:04
조회수: 10
 
131 타향에 핀 작은 들꽃 1

사랑스런 작은 들꽃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그 말을 하겠니

구름으로 지나가는 이 세월
너는 이승에 핀 작은 들꽃이로구나

하늘의 별들이 곱다 한들
어찌 너처럼 따스하리

너는 정교한 부처님의 창조
노쇠한 내가 조각구름으로 지나가며
너를 사랑한다 한들
이 늦은 저녁노을, 어찌 내가 그 말을 하리

아 사랑스러운 작은 들꽃아,
너는 참으로 귀엽구나, 곱구나, 아름답구나
순결하구나

그러한 너를 내가 사랑한다 한들
어찌 내가 네 곁에 머물 수 있으리.

                           시집 『타항에 핀 작은 들꽃』에서
-----------------------------------------------------------------------------

1992년 4월 5일, 시와 시학사(詩와 詩學社)에서 제 37시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시와 시학사는 문학평론가이며 경희대학 교수인 김재홍(金載弘) 씨가 계간으로 내고 있는 ‘시와 시학’의 출판사이며, 그 편집장은 김삼주(金三柱) 박사입니다.
평소에 쓰고 있었던 들꽃에 관한 연작시 58편을 가지고 『타항에 핀 작은 들꽃』이라는 이름으로 시집을 묶었습니다.
이 시는 그 시집 속에 들어 있는 첫 번째 작품입니다.
나는 이 이승을 나의 본고향(저승)에 대하여 늘 타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향을 지나가고 있는 나그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던 겁니다.
타향, 남의 땅, 남의 나라를 지나가고 있는 정처없는 나그네.
이곳에서 사랑을 한들, 욕심을 낸들, 그것은 잠깐, 애착을 가지면 가질수록 고민만 늘어가는 것. 이러한 단념의 철학이라고나 할까, 그러한 체념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온 것입니다.
나그네 길에 아름답게 피어 있는 작은 들꽃, 그것에 어느 사랑을 비교해서 나온 시들이 이 들꽃의 연작 시편들이었습니다.
설사 내게 사랑스러운 여인이 있다고 하자. 이 늦은 나이에 그것이 얼마만큼의 위안이 되리,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계속되리, 하는 생각으로 나의 무상의 인생관을 줄줄 풀어 나갔던 겁니다.
한 인생의 정리처럼.
    
△ 이전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71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 다음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69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Copyright 1999-2022 Zeroboard / skin by en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