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939호 (『시의 오솔길을 가며』)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12-20 17:00
조회수: 103
 
먼 곳에


내가 바라는 건
하나 같이 먼 곳에 있구나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한 잡히지 않는 자리

내가 바라는 건
하나 같이 먼 곳에 있구나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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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想노트

나는 항상 이러한 시처럼, 나에게 주어진 허전한 현실을 이러한 기다림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실로 긴 긴 기다림 속에서 까닭 모르는 그리움으로 항상 허전하게 살아왔습니다.
항상 꿈은 먼 곳에 있었습니다. 꿈이라 해서 잡아보면 그것이 아니고, 그것이라 잡아보면 또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워낙에 꿈은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살아는 왔지만 실로 꿈은 잡아보면 또 꿈이 한 발 앞에 가 있고, 또 한 발 앞에 가서 잡아보면 또 한 발 앞에 가 있고, 꿈은 항상 내 앞에 가며 어서 오라고 감질만 내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꿈을 잡는 길로 한없이 이곳까지 온 겁니다. 쉬운 일도 없고, 나태한 일도 없고, 한눈을 판 일도 없고, 후회한 일도 없고, 그저 오로지 그 꿈을 잡으려고 이곳까지 달음박질하며 부리나케 왔습니다.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많은 것이 잃어져 가며 잊혀져 가기도 했습니다.
내가 찾던 꿈만큼 이루어져 가고, 나의 능력만큼 이루어져 가고, 나의 노력만큼 이루어져 갔습니다.
지금 이 자리 다소는 미련이 있고 후회가 있지만, 그런대로 나의 인생을 꿈대로 살아왔다고 생각을 하면서 그 늙은 세월을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아직도 기대하면서, 바라면서, 기다리면서, 눈앞에 가물가물하는 고통스러운 꿈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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