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82호 (『세월은 자란다』 이후의 이야기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2-06-05 18:21
조회수: 30
 
143. 1994년 11월, LA에 있는 ‘라디오 코리아’라는 우리나라 교민이 하고 있는 방송국에 초청을 받아 매주 토요일 40분간의 ‘명교수 명강의’라는 강의를 서울에서 라디오로 LA에 보내고, 그 뒤 11월 22일 LA에 갔다.
  11월 23일 그곳에서 모집한 ‘라디오 코리아 문학 브라질 여행단’ 약 160 명을 인솔하여 브라질로 떠났다. 참으로 대단한 여행단이었다. 비행기로 열네 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다시 비행기로 두 시간, 이과수(Iguazu) 폭포로, 그리고 리오 데 자네이로로 가서 돌섬 판 데 아스카르, 예수의 동산 등 그곳의 여러 곳을 구경하고 다시 LA로 돌아왔다.
  11월 29일 LA 한국총영사 김항경 제자가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이 자리에는 열 몇 명이 참석을 했는데, 거의가 서울고등학교 졸업생들이었다. 그들 졸업생들은 다 훌륭히 자기 인생들을 확립시켜 놓고, 명예롭게 살고들 있었다. 새삼 고등학교 교사 시절이 그립게 회상되곤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의 언동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나는 그 시절 나의 인생을 크게 회의하면서 크게 방황하고 있었다. 선생이면서 선생이 아니고, 선생이 아니면서 선생이며, 말하자면 그들과 인생을 같이 찾았던 것이다. 그들은 꿈을, 나는 인생을.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교육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지만, 오늘날의 청소년 교육에는 인간이 없고, 인생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파우스트가 없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파우스트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을 고뇌하는 파우스트가 없기 때문이다. 내일로 가는 꿈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서울고등학교 시절을 그들 학생들과 같이 이 꿈을, 그 고뇌를, 그 인생을 살았던 거다.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144~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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