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791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7-23 16:03
조회수: 28
 
52 한 걸음

나와 사망의 사이는 한 걸음뿐이니라.
---「사무엘」 상 제20장


인간은 누구나 사망의 사이
한 걸음을 두고
내일 모르는 일을 살아 있을 뿐

실로 깊은 것은
그 한 걸음이다

인생은 다음, 다음
사람으로 이어감에
마냥 그 자리지만

흔적 없이 사라져 갈 너와 나
한 걸음 넘어선
어디서 만나리

인간은 누구나 사망의 사이
한 걸음을 두고
인생에 잠시 있을 뿐

실로 깊은 것은
너와 나의 그 한 걸음이다

                                 시집 『쓸개포도의 비가(悲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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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쓸쓸한 시도 시집 『쓸개포도의 비가(悲歌)』에서 뽑은 것입니다.
‘절대허무’라는 나의 생각에 맞아떨어지는 생각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들은 실로 한 발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캄캄한 내일을 쓸쓸히 외롭게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쓸쓸히, 외롭게, 살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 사람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는 사람들이겠지요
  생각하는 사람들은,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인생을 보다 깊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보다 쓸쓸하고, 외로운 존재들이 아니겠습니까.
  헤르만 헤세도 「안개 속에서(Im Nebel)」라는 시에서 ‘인생은 고독한 것(Leben ist Einsamsein)’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Seltsam, im Nebel zu wandern!
Einsam ist jeder Busch und Stein:
Kein Baum Sieht den andern,
jeder ist allein.

Voll von Freunden war mir die Weit,
als noch mein Leben licht war:
nun, da der Nebel fällt,
ist keiner mehr sichtbar.

Wahrlich, keiner ist weise,
der nicht das Dunkel kennt,
das unentrinnbar und leise
von allen ihn trennt.

Seltsam, im Nebel zu wandern:
Leben ist Einsamsein.
Kein Mensch Kennt den andern.
jeder ist allein!

안개 속을 걸어가는 것은 신기합니다.
숲마다 돌마다 호젓합니다.
다른 나무는 보이지 않습니다

나의 생활이 밝았을 때는
이 세상은 친구들이 가득 찼었습니다
이제 안개가 내리니
한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어둠을 모르는 사람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어둠은 자기를 어찌할 도리 없이
모든 것에서 가만히 떼어놓습니다

안개 속을 걸어가는 것은 신기합니다
인생은 고독합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은 모릅니다.
모두가 호젓합니다.

이 무렵 나는 이렇게 사랑이 떠난 외로움을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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