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83호 백열여섯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0-01-03 16:33
조회수: 42
 
  오래간만에 서울대 교수 오세영(吳世榮) 시인이 찾아왔습니다. 오세영 시인은 내가 특히 좋아하는 시인이옵니다.
  그 동안 절에 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우울증이 생겨서, 우울증은 참으로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되어서 나도 그것을 요즘 경계하고 있는 판이라서, 점심을 같이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시오. 행동입니다. 행동만이 구원입니다. 사색은 우울이요, 불안이요, 소외요, 고독이요, 자폐병의 근원이오” 하면서 행동하는 것, 행동하는 것만이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나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하면서 다음 시를 읽어 보라고 했습니다.


     한꺼번에 몰아닥치는
     내 운명의 공세
     그 거센 바람 앞에서
     나는 속수무책이옵니다

     평생을 고독하게 외길로
     높이 한도 없이 쌓아올린
     스스로의 생존의 철학이
     거센 이 바람 앞에서
     이렇게도 무력할 줄이야

     현실이로다, 현실이로다
     관념은 허세
     현실은 피할 수 없는 가혹한 생존
     약한 것이 꿈이로다

     하늘은 넓다, 높다,
     살아야 하는 하늘이
     너무나도 넓고, 높고, 아득하여
     존재의 미아로 나는 이곳에,

     아, 어머님
     당신은 너무나 먼 곳에 계시옵니다.


  시가 관념이지 실재인지 이론인지 현실인지는 모르나, 생각하는 것은 행동한다는 것보다 너무나 무력하고 그리 구원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옵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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