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76호 백여덟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10-30 16:34
조회수: 7
 


  어느덧 동지(冬至)도 지나고 오늘은 성탄절입니다. 따뜻한 초겨울이옵니다. 아침 습관처럼 집필실에 일찍이 나와서 난로에 불을 지피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날아든 연하장 답장을 쓰고, 보내준 시집들에 고맙다는 편지를 쓰고, 신문을 읽고, 담배를 피워 물다가, 외로운 사연의 시인이 생각이 나서 다음과 같은 시를 썼습니다.

     외로운가? 그럴 때가 있지
     참게나

     쓸쓸한가? 그럴 때가 있지
     참게나

     한도 없이 그리운가? 그럴 때가 많지
     참고 기다리게나

     불안스러운가? 그럴 때가 왜 없겠는가
     참게나

     참고 참고 참고
     참는 너의 영혼의 눈물이 소리 없이
     맑게 고여들 때
     너의 시는 비쳐 오르니리

     시가 그러하거니.
     시인의 길이 그러하거니

     외로워하지 말라     쓸쓸해 하지 말라
     불안스러워 하지 말라

     그리움은 시가 살고 있는 곳이로다
     시인의 여혼이 살고 있는 고향이로다.

                           「그리움은 시인의 영혼의 고향」
                            - 젊은 시인에게

  오래간만에 이러한 시가 나왔습니다.
  요즘은 아내가 누워 있는 병원 가는 매일의 일과처럼 되어 있어서 시가 잘 되지 않았는데, 웬일인지 오래 시를 살아온 경험으로 집약된 애 시론의 핵심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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