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60호 여든여덟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8-02 08:58
조회수: 35
 


  가게 될는지, 못 가게 될는지, 팔월 이십일 출발을 앞두고 마케도니아 시제(詩祭)에 참석할 소시집, 『Song at Twilight(황혼의 노래)』를 발간하였습니다.
  ‘어머님에게 드리는 선물’이라는 가제 아래 써서 모은 사행시 백마흔네 편 중에서 스물일곱 편을 영어로 번역해서 만든 겁니다.
  번역은 옛 경희대학교 시절 영문과 교수로 있던 연점숙(延点淑) 교수와 외국인 린 코빌르 진(Lynne Coville Jean).
  아내가 다 죽어 가고 있는 형편에 여행이 될는지, 불안하고 불안합니다. 불안한 마음에서 다음과 같은 시가 나왔습니다. 죽음은 인간에게 있어서 당연한 종말이라 생각되면서도.


     오, 죽음을 다스리는 여신이여
     지금 어디메쯤 가까이 다가와 게시는지 알 수 없으나
     무섭지 않게 겁나지 않게 낯설지 않게
     부드럽게 오셔서는
     곧장 지체없이 데려가 주옵소서
     나의 소원은 오로지 그뿐
     아무런 후회도 미련도 슬픔도 없습니다
     만사가 고마울 뿐이옵니다

     이 세상에 남기고 갈 것 하나 없습니다
     잊은 것도 잊어야 할 것도 하나 없습니다  
     잃은 것도 잃어야 할 것도 하나 없습니다
     홀몸으로 알몸으로
     이렇게 맑게 비어서 당신 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공명정대한 우리의 섭리

     죽음은 그저
     아무런 이유 없는 고요한 종말인 것을.


  나의 죽음, 그 종말도 아내의 긴 암 투병처럼, 길게 길게, 아프게 아프게, 고통스럽게 질질 끌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약한 인간의 마음이 들곤 합니다. 요즘 이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있는 거지요.
  미안합니다. 이러한 약한 마음 보여서.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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