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38호 예순다섯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2-07 10:23
조회수: 23
 
  일전에 당신의 사연을 들었습니다만, 그렇게 미리 미래에 있을 일에 대하여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이 근심하는 대로 미래가 그렇게 될는지 누가 알겠습니까. 미래는 미래. 아무도 짐작할 수 없는 것이 미래입니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앞날의 근심. 그것은 실로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든 일은 ‘그때’ 당하고 보는 겁니다. 그때 당하고, 그때 생각을 하고, 그때 판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당했을 때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서 판단을 하고 결정을 하는 겁니다.
있을 수도 없는 것을 미리미리 근심을 하면서 살아가다가는 우울증에 걸려서 매일 매일을 근심으로 우울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어떻게 풀려나가겠지, 하는 굳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야 합니다.
  유행가 같은 이야기지만,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사람은 자살하지 않으면 어떻게 어떻게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내일이 뚫리는 법입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살아가 필요도 없고, 실망을 가지고 살아갈 필요도 없습니다.
  알맞은 기대와 그렇게 되겠지, 하는 신념과 노력으로 살아가는 거지요. 큰 기대는 왕왕 인간을 실망하게 만들 때가 많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기우하지 않으며, 그날 그날을 현실대로 가라앉아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이제 나에게는 뜨거운 그리움도 없고, 죽음에 대한 심각한 탐색도 없고, 황홀한 기대 같은 것도 없고, 그저 덤덤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기 때문에 사색이 사라지고, 시상이 사라지고, 시도 나오지 않는 범속한 나날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아주 평범하게.
  내 인생에 이러한 일은 처음 있는 일이옵니다. 매사에 기우하시는 일이 없으시길.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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