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의 편운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07호 서른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7-26 10:00
조회수: 33
 
  오래간만에 시가 한 편 씌여졌길래, 보여 드리겠습니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내일이 있어서 기쁘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오늘이 지루하지 않아서 기쁘다

    살아가면서, 언제나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늙어 가는 것을 잊어서 기쁘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내가 먼저 떠나
    이 세상에서는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것으로 얼마나 행복하리

    아,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날이 가고 날이 오는 먼 세월이
    그리움으로 곱게 나를 이끌어가면서
    다하지 못한 의로움이
    훈훈한 바람이 되려니
    얼마나 고마운 사랑이련가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리운 사람! 서로 그리움을 주고받는 사람이 멀리, 혹은 가까이 있다는 것은 이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언제나 신선한 생명의 바람이 되어, 살아가는 기쁨으로 그 어지럽고, 고달프고, 지루한 하루하루를 이겨내게 하여 주어 고마운 인연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나는 지금 당신 개인뿐만 아니라, 나를 생각해 주고 있는 무수한 내 시의 애독자들이 모두 나의 그리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미지의 독자와 그리움을 나누고 있는 것이지요.
  아, 그 많은 외로운 사람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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