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200호 서로 죽어 가면서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1-06-14 14:13
조회수: 3160
 
서로 죽어 가면서

                    

                                                   조병화
  

우주 만물의 신이시어
이건 너무나 서운한 처사이옵니다.
지구를 즐겁게 같이 살던 이웃들이
아, 슬프게도 이 지구에서
날로 멸종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흔히 동무하던
물고기도, 벌레도, 새도, 꽃도, 풀도, 나무도,
소리없이 멸종이 되어
남은 것끼리 앙상하옵니다.

흥겹게 천렵을 하던 개울도
초라한 물줄기로 남아
송사리조차도 없습니다.

황막해 가는 자연
우주 만물의 신이시어
이건 너무나 가혹한 처사이옵니다.




   매년 매년 이 잔디밭에서 곤충들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멸종해 가고 있는 거지요. 전설에 듣던 공룡처럼.
  땅강아지도, 물방개도, 베짱이도, 하늘소도, 아름답던 갑충들도. 이러다간 언젠가는 인류도 멸종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1995. 6. 10.)

                                   조병화,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둥지,  pp. 20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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