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222호, 오, 고독한 영혼이여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1-11-28 18:06
조회수: 3041
 
오, 고독한 영혼이여

내가 이곳까지 온 것은
오로지 당신의 은혜이옵니다.

어지러운 인생의 긴 여로에서
흔들리지 않고 이곳까지 온 것은
오로지 당신의 은혜이옵니다.

이곳까지 오면서
한 번도 당신을 눈으로 본 적은 없어도
험한 세상을 용케도 흔들리지 않고
곧장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은
오로지 당신의 은혜이옵니다.

당신은 너무나 맑아서
너무나 투명해서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차가운, 강한 빛으로 어두운 그곳에 있었습니다.

강한 힘으로
따뜻한 은혜로
보이지 않는 그곳에

오, 고독한 영혼이여.

(2001. 12. 21)

그동안 속절없이 세월을 보냈습니다. 참으로 아까운 생각이 들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이것이 늙어 가는 세월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위와 같은 시를 오래간만에, 실로 오래간만에 썼습니다.
당신에게도 공감이 갈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도 그 맑은, 따뜻한, 보이지 않는 힘으로서의 그 ‘고독한 영혼’을 가지고, 곧장 당신의 흔들리지 않는 그 인생을 아름답게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1.12.21)
                              
                          조 병화, 『편운재에서의 편지』p228, 문학수첩,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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