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02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21-08-27 13:16
조회수: 4
 
63 천상과 지상
   아시아 하늘을 날으며

하늘은 하나
푸른 품에
만민의 인간, 사랑을 품고
마냥 넓지만

지구는 지금도 한 점의 흙덩이
온몸에 불을 안고 하늘을 돈다

선녀의 잠자던 자리
인간의 꿈 품던 자리
약속한 자리, 시간은 화약에 삭고

지구는 지금, 살을 찢는 가시망
줄줄, 방어선, 공격선, 흠투성이

국경이라는 선에서
목숨이 탄다

하늘은 항상 하나
별밭에 내일은 자지만

인간이 사는 별
지구는 지금, 굳어버린 흙덩이
온몸에 불을 안고 하늘을 돈다.

                                 시집 『별의 시장(市場)』에서
-----------------------------------------------------------------------------
  1970년 12월에 나는 중화민국 종정문(鍾鼎文)시인의 주선으로 중화민국 P.E.N.(회장 임어당), 중화민국문예협회(회장, 왕람), 중화민국 신시학회(회장 종정문), 중화민국수채화협회(회장 왕람) 합동 초청으로 중화민국 대만을 약 14일에 걸쳐 여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많은 그림도 그리고.
  대북, 화련, 천양, 이산(횡관공로), 일월담, 가의, 아리산, 고웅, 그리고 기룽, 참으로 분에 넘치는 우정의 대접을 받았습니다. 특히 화련에서 천양을 거쳐 이산(梨山)으로 나오는 횡관공로(橫貫公路), 긴 긴 터널은 실로 아슬아슬한 험준한 계곡이었습니다. 그리고 국민학교 시절 오봉(吳鳳) 선생의 이야기를 배우던 아리산 풍경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아리산 2,300미터 고지에서 보는 아침 해돋이는 장관이었습니다. 한 두 주일의 여정을 이곳에서 푸짐한 대접을 받고, 많은 예술인들을 만나고, 특히 중화민국 P.E.N.에서 마련해 준 연회장소에선 세계적으로 유명한 임어당(林語堂) 선생까지 만나게 되어 기뻤던 겁니다. 임 선생은 키가 작고, 유머가 많은 좋은 할아버지의 인상을 나에게 주었습니다.
  예정된 스케줄을 다 마치고 나는 홍콩을 거쳐서 방콕으로 떠났습니다. 방콕에선 서울고등학교 시절의 제자 조상호 군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조상호 군은 한국 상업은행 방콕 지점에 나가 있었습니다. 호텔에 묵으면서 매일 저녁이면 이집 저집 술집을 순례했습니다. 좀 고급 술집엔 백인 여자들도 많이 나와 있었습니다. 물론 돈 흥정에 따라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자들이었습니다. 참으로 국제적인 밤거리의 풍경이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처음 섹스 산업의 일환으로 대성황을 이루고 있는 대목욕탕이라는 것을 구경했었습니다. 젊은 여자들이 유니폼 같은 노란 수영복들을 입고 대형 유리창 안에 오골오골 갇혀서 고객을 기다리고들 있는 것을 보고, 돈과 육체라는 애수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여행에서 얻은 시와 그림이 『별의 시장(市場)』이라는 이름으로 나의 제 19시집(1971.11.10. 동화출판공사)으로 출판이 되었던 겁니다. 이 시는 그 서시가 됩니다.
    
△ 이전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03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 다음글: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801호 (시로 쓰는 자서전 세월은 흐른다)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en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