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54호 여든두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5-16 10:44
조회수: 72
 
여든두번째 서신

  진도에서의 편지를 이어 가겠습니다. 다음날, 그러니까 구일 일요일이었습니다. 이날은 그곳 진도에서 배로 약 삼십 분쯤 걸리는 어불도에서 문화 행사가 계획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나는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비와 바람이 쳐서, 그 행사는 부득이 문화 회관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강연할 시간을 이용해서 섬을 돌기로 했습니다. 그 도중 곽의진 씨가 집필을 하고 있는 집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아담하여 작품이 나오게 느껴졋습니다. 진도군 지산면 세방리라고 하였습니다. 눈앞이 바로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 전망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나는 다음과 같은 것에 초점을 맞춰서 강연을 했습니다,.
  ‘고향은 사람을 낳고, 사람은 고향을 빛낸다’ 라는 나의 철학, 그리고 이곳 사람들은 실로 고향을 빛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이곳에는 전통 문화가 그대로 뭉쳐 있다는 느낌, 이상하게도 하나의 문화 전통국 같은 느낌을 주는 섬이라는 것 등등.
  마침 문화원의 청탁도 있고 해서 돌아오는 길에 다음과 같은 진도예찬을 시로 썼습니다.
  
     진도는 정이 붙는 섬이더라
     진도는 정이 붙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더라
     진도는 정이 흐르는 흙이요, 물이요, 산이요, 들이요.
     정이 출렁거리는 바다에 싸인 섬이더라

     들리는 것이 육자배기요, 남도 창이요, 남도 민요요,
     바람이 판소리, 구름이 판소리

     한 오천 년 젖어 흐르는 인간의
     애환이요, 흥이요, 멋이요, 정이요, 사랑이요.
     다하지 못한 그리움과 소원이 가득히
     빙빙 모여 도는 시간의 섬이더라

     아, 세월이여, 네월이여 아득도 하여라
     저승과 이승, 극락과 지옥, 하늘은 넓기도 하여라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에, 에, 아리랑 고개로 내가 넘어간다.

                                「나도 이곳에 살고 싶어라」
                                      -진도 찬가

  어떻습니까. 진도는 이러한 곳이었습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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