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45호 일흔두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3-15 10:10
조회수: 27
 


  오래간만에 서신 올립니다. 이제 머지않아 춘분(春分). 이미 봄으로 들어서서 나날이 변해가는 따뜻한 계절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안녕들하셨는지, 참으로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하도 무료해서, 그리고 아내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어 가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은 약한 마음의 시를 한 편 썼습니다.

     신께서도 불가능한 것이 있는지
     아무리 소원을 올려도
     공 들여 빌어도
     정성을 다하여 손을 비벼도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인간의 소원에는,
     들어 줄 소원이 있고
     들어 줄 수 없는 소원이 있고,
     가려서 가려서 처사를 하시는지
     신은 말이 없습니다

     밤이나 낮이나 낮이나 밤이나
     올리는 가련한 인간의 애절한 소원,
     죽음을 가볍게 하여 주옵소서
  
     모든 것, 신의 뜻대로 하겠습니다만
     신에게도 불가능한 일이
     있는 줄 압니다.

                              「신(神)께서도」
    
  십 구세기 말에 니체가 “신은 죽었다”하고, 참으로 엄청난 선언을 했지만, 이 이십세기 말인 오늘날에는 “인간은 죽었다”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과학 문명이 얼마나 급속히 발달해 가는지, 복제 동물이 나오질 않나, 복제 인간이 나오기 시작을 하질 않나, 실로 인간을 대신해서 과학과 돈과 거래와, 이러한 인간을 죽이는 시대로 돌입한 것 같습니다.
  이 십 일세기에는 이러한 ‘인간이 죽은’ 과학 시대로 변천해 가리라는 슬픈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럼 다시 오늘 봄을 즐겁게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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