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43호 일흔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3-06 08:46
조회수: 50
 
일흔번째 서신


  일전에 보내 주신 당신의 편지처럼, 이제 당신도 아이들을 군대로 외지로 다 떠나보냈으니, 큰 집이 당신 부부만 남은 빈 공간 같이 쓸쓸하겠군요.
  그러나 그것은 쓸쓸한 것이 아니라 퍽 대견한 일이옵니다.
  모두들 꿈과 희망과 내일은 찾아서, 군대며 외지로 떠난 것이기 때문이옵니다.
  이렇게 온 가족이 꿈과 희망과 내일을 살아가니 얼마나 건강하고 건전하고, 내일의 기쁨으로 넘치는 가족입니까.
  가족의 한 사람이라도 병들고 이탈하고 낙오하는 법이 없어야, 그 가족은 건강하고 건전하고, 내일이 있는 가족이라고 하겠습니다.
  온 가족들이 이렇게 한 사람 낙오자도 없을 때, 그 가족은 행복하다고 하겠습니다.
  한 개인의 행복은 한 개인의 성공이나 출세나 명성이나 명예 같은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이 그렇게 모두 건강하고 건전하고 행복해야 하는 것에 있습니다.
  아들, 딸, 손자까지 삼대, 사재, 오대에 걸쳐서 다들 탈이 없고 건강하고, 건전하고, 입신양명 출세해야 행복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당신 딸은 꿈을 찾아서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당신 아들은 좋은 국민으로서 출세를 하기 위해서 대학 도중에 국민의 의무인 군대에 입대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신은 당신대로 당신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 당신 나이로 대학원에 학생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당신 남편은 남편대로 열심히 자기 사업에 열중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꿈과 희망과 내일이 넘치는 건강하고 건전한 단단한 가족입니까.
  이런 곳에는 감상의 눈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큰 기쁨을 가지고 다가오는 내일을 서서히 기다리는 겁니다.
  하나의 위안이 되실까, 해서 이런 편지를 올립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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