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40호 예순일곱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2-07 10:28
조회수: 30
 

  일전에 보내 드린 편지에선 독일에서 날아들은 사연을 읽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독일에서 온 편지를 읽으면서 하도 뜻밖의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 다음과 같은 시를 하나 썼습니다.
    
     안면 모르는 당신에게서 날아들은
     이 편지를 읽으며
     왜, 나는 이렇게도 눈물이 흘러 나오나요

     먼 그곳, 독일 어느 도시에서
     뜻밖에도 날아들은 이 편지
     어찌 그 먼 곳까지
     내 시가 날아갔던가

     옛 시집 『낮은 목소리』 속에 숨어 있던
     시 한 구절 「잊게 하옵소서」가
     당신 눈에 띄어     그렇게도 큰 떨림으로
     당신 뜨거운 가슴에 깊이
     자리 잡았단 말인가

     실로 시는 말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영혼의 떨림
     그 영혼의 흔들림이던가

     시는 무한공간을 정처 없이 보이지 않게
     날아다니다가, 떠돌아다니다가
     빈 아린 가슴에 길이 스며들어
     한동안 빈 아린 가슴과 동거하며
     화끈화끈 떨게 하곤
     다시 떠나는 영혼의 입김

     아, 이 아침
     생판 모르는 먼 사람에게서 날아온
     편지를 읽으며
     나의 눈물은 말이 없다

     뜨겁게.

  오래간만에 이런 시를 얻었습니다.
  그럼 또.

    
△ 이전글: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41호 예순여덟번째 서신
▽ 다음글: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39호 예순여섯번째 서신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en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