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36호 예순세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9-01-19 12:56
조회수: 41
 


  구십칠년이 시작을 했습니다. 새해 들어서 처음으로 서신 올립니다. 새해 내내 기쁨과 보람과 편안과 행복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초하룻날 어린 시필(試筆)을 했습니다.

           忍如牛心  

  ‘인내란 소의 마음과 같다’. 소의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더욱 인내를 하면서 살아가야 하겠다. 하고 생각을 했던 겁니다.
  아내의 병세도 기울어가면서 나는 더욱 불안하고 앞날에 근심만 보입니다.
  소설가 전상국 교수, 소설가 김용성 교수, 시인 박이도 교수, 그리고 나의 유일한 힘인 김삼주 교수 내외분이 세배차 나의 작업실에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이일에는 휴가차 뉴욕에서 잠시 서울에 온 손자 조성환과 큰아들 조진형을 데리고 어머님 묘에 성묘차 난실리에 내려갔다 왔습니다.
  이렇게 나의 구십칠년은 시작을 했습니다.
  시인은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문학이나 예술을 생각하기 이전에 무엇보다도 ‘어떻게 인생을 사느냐’ 하는 그 삶을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나의 경우 말입니다.
  내가 한 결 같이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기 때문이옵니다.
  사실 내게 있어서, 시는 학생 시절의 꿈이 좌절되면서부터 위안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그 꿈의 좌절에서 흘러나오는 상처의 분비물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하기 때문에 계속 그 아물지 않은 상처를 치료하려고 이 시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성하며 반성하며 나의 언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밖에는 사는 길이 없기 때문이지요.
  요즘 날씨가 급작스럽게 추워졌습니다. 점점 더 추워지겠지요. 내 마음처럼.
  사람이 늙는다는 것이 다 이러하겠지만, 곱게 아름답게 추하지 않게 늙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또. 안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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