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의 편운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17호 마흔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9-06 13:01
조회수: 21
 


  어제 편운재 뒷동산에 있는 조상의 무덤들을 벌초했습니다. 그 동안 바쁜 일이 겹쳐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조삼재 기사하고 하루 온종일 걸려서 멀쩡히 벌초를 해 드렸습니다.
  그 동안 풀이 많이 자라서 일을 하는데 힘이 들었습니다만, 멀쩡히 해 드리고 보니 마음이 시원했습니다.  참으로 무서운 것은 자연입니다. 자연의 그 생명력입니다. 그 번식력입니다. 무럭무럭 자라서 온 대지를 자기네 세계로 덮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풀을 깎다 보니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메뚜기들이 다시 살아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야단들이었습니다.
  농약을 쓰지 않았던 덕택이지요. 실로 그 옛날에는 얼마나 많은 농약을 쳤습니까. 이 농약 때문에 많은 곤충들이 멸종되었습니다. 여름을 상징하는 베짱이 소리를 들을 수가 없고, 밤하늘을 누비고 다니던 개똥벌레도 볼 수가 없습니다. 이것들뿐이겠습니까. 하도 곤충들이 멸종이 되어, 그 흔한 제비떼들도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것이 다 실기 위한 생존 경쟁의 현상이겠지만, 사람들이 너무 극성스러워 동식물들이 하나하나 이 지구에서 지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다간 머지않아 인간들도 죽어서 멸종이나 되지 않을까. 기우마저 생깁니다.
  제일 강하다는 인류도 너무나 극성스러워 서로 살려하다간 서로 죽고 말 것입니다. 지구가 썩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날이 오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농사를 하는 데도 농약을 쓰지 않고, 서로 먹고 사는 식물들이나, 동물들도 절약해서 적게 먹고 적게 버리고, 서로 서로의 생존을 존경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생활을 하지 않고는 다시 즐거운 살기 좋은 자연과 지구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늘 듭니다.
  아, 무서운 이 자연의 생명력, 그 번식력에 새삼 놀랬습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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