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사랑의 시인 조병화의 편운문학관입니다
 
 

제목: 조병화 순수고독 순수허무 제606호 스물두번째 서신


글쓴이: 관리자

등록일: 2018-07-26 09:59
조회수: 15
 
  
  적적한 어느 로후 중앙대학교 시절의 나의 제자, 이명재(李明宰) 군이 시인 김소엽(金小葉) 씨와 같이 탐스러운 양란 바구니를 들고 찾아와 주었습니다.
  이명재 군은 내가 있었던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따고, 지금은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있으니, 문학 평론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김소엽 시인은 당신도 알다시피 여류 시인으로서 한 때 별에 관한 시집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시인이라, 시인 중에서도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는 좋은 시인입니다.
  나는 그 바구니에 담겨져 있는 양란이 하도 요란하게 확, 탐스럽게 꽃잎을 열고 있어서 참으로 요염하게 탐스럽게 하나 부끄럼 없이 옷을 벗고 있는 소담한 육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과 같은 시상이 즉흥적으로 떠올랐습니다.

  아, 감당할 수 없는 요염한 육체,
  황홀한 절망.

  이렇게 표현은 했습니다만, 어딘가 미지근한 감이 들어서 ‘황홀한 황홀한 욕망의 절정’ 하다가 ‘황홀한 고독’ 이라고 하다가 ‘황홀한 단념’ 이라 하다가 ‘황홀한 절망’ 이라고 했습니다.
  서양란은 동양란과 달라서 참으로 화려한 육체에, 요염한 육체에 담당할 수 없는 강한 생존의 표현이지요.
  내가 이 서양란을 처음 본 것은 오십칠년 십이월 대만에 갔울 때입니다. 그때 식탁마다 이 요란한 양란이 확, 옷을 벗어 버린 서양 여자처럼 아름답게 놓여져 있었습니다.
  대만은 어딜 가나 이 양란이었습니다. 그때의 감격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도 이 양란이 이렇게 유행이 되리라고는 생각학지도 못했습니다. 동양란은 동양란대로, 서양란은 서양란대로 참으로 매력 있는 꽃이옵니다.
  그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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